사측 총수일가 고액배당 가능성에 노조 반발 더욱 거세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연말에도 현대중공업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사측이 총수일가에 대한 고액배당을 추진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잠정합의안 도출 마감시한으로 정했던 지난 19일까지 4시간가량 실무교섭을 벌였지만 결국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7시간 파업과 상경투쟁을 결정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사측이 오는 21일 안에 일괄 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연내 타결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재로썬 연내 타결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임금 문제 갈등은 현대중공업의 경영난 문제가 크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불황에 직격탄을 맞아 지난 2년여간 희망퇴직,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지난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고 수주 상황이 호전되는 등 회복기미가 감돌고 있어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도 많다.

특히 현대중공업지주가 준비금 감소를 통해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대구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중 2조원의 준비금을 감소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올 3분기 기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본금은 약 8140억원으로 준비금이 1220억원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 쌓아놓은 준비금은 5조900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2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현대중공업지주가 향후 배당성향 70%, 시가배당률 5% 이상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한 것과 맞물리면서 배당용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특히 정 이사장과 정 부사장이 내년 4월 대출 상환을 앞두고 있어 오너일가를 향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이사장은 지난 4월 2일 지주 주식 164만9487주를 담보로 1년 만기, 정기선 부사장은 10월 1일 지주 주식 22만9095억원을 담보로 6개월 만기 대출을 받았다. 대출일 당일 종가 기준 담보 가치는 7974억원이다.

노조는 사측의 이런 움직임이 ‘총수일가 배불리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구 현대중공업지주의 총수일가에 대한 고액배당 철회와 조선산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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