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만기 3년 이상이면 고정금리 유리
고정·변동금리 역전현상에 변동금리 이점 사라져
예금은 1년 이하 만기 짧게…고금리 특판도 주목

▲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시중금리 인상기가 도래한 가운데 대출금리 부담을 최소화하고 이자수익은 높이는 은행 예적금 및 대출 관리 방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창구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시중금리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았거나 당장 신규대출이 필요한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고정-변동금리 역전 기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에선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형 대출이 유리하고, 예·적금 상품은 1년 이하로 굴려 금리 상승효과를 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5%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2∼4.82%, 신한은행은 3.25∼4.60%, 우리은행은 3.35∼4.35%, 농협은행은 2.89∼4.51%, KEB하나은행은 3.205~4.405% 수준이다.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의 12월 정책금리 인상 영향이 본격 반영될 내년 1월에는 대출금리가 더 뛸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연준이 2019년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수준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3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는 경우 고정금리가 유리하고, 3년 이하라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는 게 좋다. 이는 기본적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가 고정금리 대출보다 낮아서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시차를 두고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만큼 대출을 3년 안에 갚을 수 있다면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혼합형(3·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변동형 금리보다 높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크게 떨어졌고, 이에 따라 국내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도 하락한 탓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국민은행의 24일 기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2.82∼4.32%로, 잔액 기준 코픽스에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3.62∼4.82%와 비교하면 하단이 최대 80bp 낮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도 혼합형 대출금리의 최저금리가 변동금리보다 66bp 낮은 수준이다.

현재와 같이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변동형 금리의 역전 기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선 3년 이하 단기로 신규대출을 받더라도 고정금리(혼합형)가 변동금리보다 더 유리할 수 있다. 금리 변동의 불확실성은 있지만 금리가 싸다는 변동금리 대출의 이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 중 5년 이상 장기로 대출받았다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시중은행의 한 대출담당자는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의 경우 상환 기간이 많이 남았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며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간 중에 금리가 오르면 유리하고, 금리가 떨어져도 대환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안정적인 대출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의 예금상품에 투자하려면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이 유리하다. 시중금리가 오르면 이를 반영해 예·적금 금리도 상승하기 때문에 예금을 갈아타면서 금리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다만 만기가 너무 짧은 상품을 선택하면 예금 금리 자체가 너무 낮을 수 있어 최소 6개월 이상인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높은 이자를 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예·적금상품이나 연 3% 안팎의 저축은행 특판도 눈여겨 볼 만하다. 카카오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0%,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연 2.30% 수준이다. 정기적금의 경우 케이뱅크은행의 코드K 자유적금이 연 2.80%, 카카오뱅크의 자유적금은 연 2.50%가 적용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는 예금 만기 이내에서 1·3·6·12개월 등 기간 단위로 예금금리가 시중금리에 따라 변동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인기가 있다"며 "대출의 경우 변동형 대출금리가 내년에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여러모로 고정금리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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