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임영진·롯데카드 김창권 대표 연임
삼성·BC·현대카드 수장들도 줄줄이 자리보전
"연임이 대세"…업황악화 속 조직안정에 방점

▲ 삼성·현대차·롯데 등 대기업 그룹은 물론 은행·보험사 등 금융권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부는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업계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은 잇따라 자리보전에 성공하며 연임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이문환 BC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연임에 성공하고 있다.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카드사들이 수장 교체를 통해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임기만료를 앞둔 카드사 CEO 대부분이 유임을 확정하면서 내년에도 수장자리를 지키게 됐다. 무엇보다 그룹내 다른 계열사 사장들이 가혹한 인사 칼바람을 피하지 못한 것과 달리 카드사 수장들은 자리보전에 성공하며 그룹내 탄탄한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그룹 계열사장단 인사와 맞물려 최근 연임이 확정됐다. 임영진 사장과 김창권 대표는 지난해 첫 임기를 시작해 올해로 2년째를 맞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1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임영진 사장의 연임을 추천했다. 이에 따라 임 사장은 내년 말까지 1년 더 신한카드를 이끌게 됐다. 임 사장은 1960년 생으로 1979년 수성고등학교, 1986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어 2013년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7년 신한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신한금융은 임 사장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사업전략을 추진해 카드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등 다른 주력 계열사 수장들이 대거 교체된 것을 감안하면 임 사장이 그룹내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는 평가다.  

김창권 대표는 지난 19일 롯데그룹의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롯데카드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2년간 부사장 직급을 유지했다. 이번 인사로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재직하던 2011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래 8년 만에 직급이 바뀐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86년 산업은행 입행 후 1991년 한국산업증권을 거쳐 1997년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 해외자산유동화부 팀장을 역임했다. 2000년 모건스탠리 프로퍼티스 부동산투자담당 상무와 삼정 KPMG 부동산본부 본부장으로 일했고, 2007년 롯데자산개발 초대 대표이사로 영입돼 10년간 재직했다.

롯데그룹은 연말 임원 인사에서 '변화'에 방점을 찍으며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감행했다. 그룹의 4개 축인 화학·유통·식품·호텔&서비스 BU(Business Unit·사업부문)장 중 화학·식품 BU장이 교체됐으며, 롯데칠성음료 주류BG·롯데렌탈·롯데면세점·대홍기획·롯데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들도 새 수장을 맞게 됐다.

이에 앞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과 이문환 BC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은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었다. 카드업계 최장수 CEO인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임원인사에서 상당수의 부회장과 사장급 임원들을 대거 교체하는 '인사태풍'에도 자리를 지켰고, 원기찬 사장과 이문환 사장 역시 그룹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2016년 취임 이후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하며 3년째 수장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로 4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은 내년 12월 임기가 끝난다.

이처럼 전업계 카드사 수장 대부분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내년에도 카드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부진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조직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해졌고, 실적방어를 위해서는 기존 사업방향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현대차·롯데 등 대기업 그룹은 물론 은행이나 보험사 등 금융권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과 달리 카드업계는 연임이 대새로 자리 잡는 분위기"이라며 "업황 악화가 카드업계 실적부진의 주된 요인인 만큼 일관된 사업전략 추진으로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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