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나빠지는데 비용부담만 더 커져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중소기업에게 올해도 가시밭이 예고 됐다. 대기업 납품업체가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현대차나 삼성전자 등 원청사의 실적악화 여파가 우려되는데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까지 커지면서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암울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2019년 1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업황전망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가 지난달보다 4.5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80.9로 조사됐다. 지난 11월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이다.

당장에 실적 우려가 깊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 실적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현대차의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기업에 납품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그 여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납품물량 감소는 물론 납품단가 인하 압박에 대한 불안감이 그 어느 때 보다 큰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해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 방안 발표하고 대기업들에 동참을 촉구해왔으나 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원청에 단가 인상을 촉구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0.9% 인상된 8350원이 적용된다.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이다.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단축된 것도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 차 부품기업의 관계자는 “현재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대기업와 직원들 모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연체율도 뛰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전월대비 0.03%포인트 상승한 0.67%를 기록했다. 2018년 5월(0.6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따라 한계기업들의 줄도산도 우려된다.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 ‘2016년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결과’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 부시기업이 176곳에 달해,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는 현실이 녹록치 않은 만큼 최저임금 보완책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9일 열린 '2019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최근 급격하게 추진되는 노동정책의 현장 연착륙을 위해 지금이라도 최저임금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화하고 주휴수당을 폐지해 임금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탄력 근로 요건을 완화하고 기간도 최소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늦어도 상반기 중에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가 마련되도록 정부와 국회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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