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역대급 호실적 행진…은행 쏠림은 여전
지주 회장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한목소리
증권·카드·보험 등 수익성 확대 경쟁 치열해질 듯

▲ 우리금융지주의 공식 출범으로 5대 금융지주 체제가 부활한 가운데 지주 수장들 모두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를 올해 최우선 경영목표로 꼽으면서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공식 출범으로 5대 금융지주 체제가 부활하면서 '리딩 금융사' 탈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매년 역대급 실적경신을 이어가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치열한 선두권 경쟁 속에 하나·농협·우리금융지주의 거센 추격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특히 5대 금융지주 수장들 모두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를 올해 최우선 경영목표로 꼽고 있어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움직임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 지분 기준)은 2조868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0% 가량 늘었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의 순익을 월등히 앞서는 규모로, KB금융은 실적 면에서 금융권 1위 자리를 지켰다.

신한금융은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했을 경우 경상 기준으로 1∼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434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4분기 실적 추정치를 더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3조원을 거뜬히 넘을 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연결 기준으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90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38.0% 가량 늘어난 규모로, 2017년 연간 순익(1조5121억원)을 3분기 만에 넘어섰다. 하나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921억원으로 집계돼 누적 기준으로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래 최대를 찍었다.

농협금융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7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9% 급증했다. 농협금융이 농업인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까지 포함하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804억원 수준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데는 주력계열사인 은행의 역할이 크다. KB금융의 전체 순이익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793억원을 달성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2.5%에 달하고, 신한금융의 경우에도 신한은행(1조9165억원)의 순이익 비중이 72.5% 수준이다.

하나은행(1조7576억원)과 농협은행(9339억원) 역시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2.9%, 86.7%에 달한다. 비은행 계열사들을 통한 수익개선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절대적인 은행 의존도와 비교하면 비은행 부문의 수익 기여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반영하듯 금융지주 CEO들의 최우선 경영전략은 비은행 사업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맞춰져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 후 LIG손해보험·현대증권을 잇따라 인수해 KB손해보험과 KB증권으로 재탄생시키며 국민은행에 이어 계열사 순이익 순위 2·3위로 끌어올렸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리딩 금융그룹' 위상을 재탈환하기 위해 생명보험사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오렌지라이프를 2조3000억원에 사들였고, 이는 옛 LG카드 인수 후 신한금융 역사상 11년 만의 '빅딜'이었다.

전날 은행 체제에서 지주 체제로의 전환을 공식 선포한 우리금융의 손태승 회장 역시 비은행 부문의 역량 강화를 당면과제로 꼽으며 "향후 2∼3년 내 우리금융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M&A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충하며 거센 실적돌풍을 이어갈지가 관심"이라며 "비은행 부문의 역량 강화 및 수익성 확대를 놓고 5대 금융지주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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