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시중은행 보증서담보대출 금리 1년새 0.12%~0.35%p↑
물적담보·신용대출도 일제히 상승세, 기준금리 인상 여파
대출태도 역시 '깐깐'…중기 자금조달 여건 녹록치 않을 듯

▲ 높아지는 은행 대출문턱에 금리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강한 상승압력을 받으면서 보증서·물적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든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타고 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심사도 한층 깐깐해지면서 가산금리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금리 수준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어 중소기업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은행연합회의 중소기업대출금리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직전 3개월간 취급된 대출금리 평균치) 6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는 1년 전에 비해 0.12%~0.35%포인트 가량 올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가  2017년 12월 3.92%에서 지난해 12월 4.04%로 0.12%포인트 상승했고, KEB하나은행은 3.46%에서 3.67%로 0.21%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3.49%→3.69)과 우리은행(3.40%→3.75%)은 물론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3.61%→3.85%), 씨티은행(3.51%→3.76%) 등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이처럼 보증서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탓이다. 국민은행(1.62%→1.91%), KEB하나은행(1.51%→1.75%), SC제일은행(1.41%→1.70%), 신한은행(1.52%→1.79%), 우리은행(1.45%→1.77%), 씨티은행(1.62%→1.78%) 등 5개 시중은행의 기준금리가 1년새 1% 후반대로 올라섰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가산금리는 차주의 신용등급이나 마진 등이 반영돼 결정되는 반면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의 변동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 연준이 지난해 총 4차례 정책금리를 올렸고, 한은도 지난해 11월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금리도 크게 올랐다. 국민은행 평균 대출금리가  2017년 12월 3.43%에서 지난해 12월 3.74%로 상승했고, KEB하나은행은 3.67%에서 3.86%로 올랐다. 신한은행(3.49%→3.77%), 우리은행(3.36%→3.64%), SC제일은행(3.04%→3.25%), 씨티은행(3.38%→3.68%)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신용대출 역시 국민은행(5.64%→5.21)을 제외한 KEB하나은행(4.90%→5.02%), 신한은행(4.34%→4.58%), 우리은행(5.03%→5.14%), SC제일은행(3.44%→3.94%), 씨티은행(3.87%→4.33%)의 대출금리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용대출은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로 주로 취급되는데, 일정 기간 동안 고정된 금리를 적용받는 고정금리형 대출과 달리 변동금리형 대출은 시중금리의 변동성이 즉각 반영되는 만큼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올해 2차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최근 금리인상 속도조절 입장을 밝힌 만큼 올 1분기에는 정책금리를 동결해 금융시장 상황을 살피겠지만, 연간으로는 최대 2회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권의 여신심사도 깐깐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3로 지난해 4분기(-3)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심사 강화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기업 협력업체들의 실적부진과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조정 가능성 등으로 은행들이 평가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라며 "높아지는 대출문턱에 금리마저 상승하면서 올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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