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이물질 논란에 신뢰도 흔들…2013년 갑질 사태서 교훈 찾아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남양유업이 우울한 새해를 맞고 있다. 최고의 품질을 자신했던 ‘아이꼬야’ 주스에서 곰팡이가 발견된 데다 늦장대응 논란까지 번졌다. 2013년 갑질 사태이후 소비자 신뢰도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신속한 사과와 대책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남양이 놓쳤다는 지적이다.

이번 논란은 한 소비자가 남양유업의 '아이꼬야' 주스를 아이에게 먹이다 곰팡이로 추정되는 물질을 발견해 남양유업에 신고하고, 인터넷 카페에 사연을 소개하면서 본격화됐다.

남양유업은 이번에도 제조상 무결성을 적극 강조했지만 소비자 여론이 악화하자 유통상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는 “아기가 먹는 제품의 품질문제로 소비자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배송 및 운송과정 중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문제점이 해결될 때까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오늘부터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당 주스의 포장용기인 '카토캔'이 배송과정에서 외부 충격으로 구멍이 나 내용물과 외부 공기가 접촉해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해명이었지만  품질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남양의 사과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사측의 해명이 제조상 무결성에 무게를 둔데다 사과 역시 늦어진 탓이다. 또한 남양유업은 해당 사건이 관심을 받기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다른 소비자의 고발과 신고가 있었지만, 조치를 미루고 있었다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홍원식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수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는 제왕적 지배구조 아래서는 잦은 실수나 문제를 바로잡을 내부의 쓴소리나 목소리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창립 이래 첫 외부출신 CEO를 영업했지만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사고는 생길 수 있지만 한번 실추된 소비자 신뢰는 쉽게 회복하기 힘들다. 남양유업은 2013년 갑질 사태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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