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대표적 '성대 출신' 금융인
하나금융 김정태·우리금융 손태승 회장도 동문
고대·서강대 출신 저물고 성대 인맥이 대세로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권 최고 자리인 금융지주 수장에 성균관대 출신 금융인들이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성대 인맥'이 은행권 대세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성균관대' 출신 금융지주 회장의 전성시대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물론 최근 은행 체제에서 지주 체제로 탈바꿈한 우리금융지주의 손태승 회장도 1970년대 성균관대학교에서 수학한 대표적인 '성대 출신' 은행맨이다. 금융권 최고 자리인 금융지주 회장에 성균관대 출신들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다시금 '성대 바람'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973년 광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졸 행원으로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1975년 성균관대 야간과정에 입학해 1982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1985년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1999년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행원 시절 주경야독으로 공인회계사(1980년) 자격증을 취득했고, 1981년에는 행정고시(25회) 필기시험에 차석으로 합격하기도 했다. 2002년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시절 고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삼고초려로 영입해 'KB맨'으로서의 생활을 시작했으며, 당시 부행장으로서 재무·전략·영업 등을 두루 경험했다. 2010년에는 KB금융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2014년 발생한 KB금융 내분 사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등판한 윤 회장은 그해 11월 4대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했고, 20017년 11월 연임에 성공하면서 KB금융 최초의 연임 회장이 됐다. 윤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KB사태로 흔들렸던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당기순이익 확대, 현대증권·LIG손해보험 인수 등을 성사시키며 '리딩뱅크'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40년 가까이 은행에만 몸담아 온 정통 '은행맨'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부산 경남고등학교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은행권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으며,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1992년 창립 구성원으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이후 지주사가 출범한 2005년 12월부터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2006년 11월부터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역임했고 2008년 3월 하나은행장에 선임됐다.

전임 김승유 회장 후임으로 2012년 3월 2대 회장직에 오른 김 회장은 2015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3월 3연임을 확정지으며 2012년까지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 그는 소통과 현장경영을 중요시하는 은행권 대표 '영업통'으로 꼽히며 평소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친화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4일 공식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손태승 회장도 성대 동문이다. 전주고등학교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 MBA과정을 거쳤다. 1987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은행권에 첫 발을 내딛은 손 회장은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공식 선임됐으며, 최근 재출범한 우리금융 회장을 2020년 3월까지 겸직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취임 때부터 강조한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조직 안정화와 함께 역대 최대 실적행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조직의 오랜 염원이었던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서 손 회장의 조용하지만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 있는 경영스타일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밖에 이순우 전 우리금융 회장(법학과)과 김용환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경제학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경영학과),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경제학과) 등도 대표적인 성대 출신 금융권 인사로 꼽힌다.

금융권 CEO의 주요 학맥은 역대 정권에 따라 큰 변화를 겪는 모양새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등 3명이 고려대 출신일 정도로 '고대 라인'이 맹위를 떨쳤고, 박근혜 정부 들어선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전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금융권 요직을 꿰찼다. 

현재 4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 가운데 고대 출신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법학과)과 위성호 신한은행장(경제학과) 등 두 명뿐이다. 서울대 출신은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경제학과), 박진회 씨티은행장(무역학과)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손에 꼽을 수준이었던 성대 인맥이 최근 은행권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라며 "서울대와 고대·서강대 출신의 금융권 요직 진출이 상대적으로 뜸한 가운데 성대 출신 은행맨들의 승승장구 행보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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