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노동 기업문화가 잦은 사고 원인"…’With POSCO' 약속한 최정우 회장 리더십 시험대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지난해만 5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잦은 산재 사고로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포스코가 이번엔 산재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그동안 직원을 쓰고 버리는 소모품 쯤으로 여기는 포스코의 ‘반노동 기업문화’가 잦은 사고의 원인이라고 비판해온 노동조합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5시 40분께 포항제철소 내 35m 높이의 부두 하역기에서 근무하던 A(56)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을 동료가 발견,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

사측은 사건 초기에 사인을 심장마비로 밝혔다. 포스코 측은 사내 재해 속보 등을 통해 “노동부 조사를 통해 산업재해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문제는 유족들이 검안을 한 결과 장기파열에 의한 사망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유족과 함께 현장조사를 나갔을 때 회사가 처음에는 실제 사고 발생 장소와 다른 장소를 보여줬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측이 작업중 일어난 산재를 은폐하기 위해 고의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하지만 사측은 해당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 직원이 사망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5명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받았다. 하지만 특별근로감독이 끝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또 다시 직원이 기계에 머리와 어깨가 끼이는 사고가 터지면서 포스코의 안전 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깊어진 바 있다.

그동안 포스코 노조는 사측의 ‘반노동 기업문화’가 잦은 산재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적해왔다. 형식적인 안전교육, 생산성 확보 등 노동여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포스코에 대한 노동부의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포스코가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현재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새로운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면서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를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비전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먼저 직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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