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북미회담 후 3월 중순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 관측
종전선언·북미수교 후 경제개발 등 북한 내부개혁 나설 수도

북한은 오는 3월15일 이후 ‘대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고위 대북소식통은 11일 “최근 접촉한 북측 고위 인사가 3월15일경부터 북한에선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미회담과 관련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북측이 하노이 개최를 (미국에) 강력히 요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이 3월 말이나 4월 초쯤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3월15일경부터 북한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렇다면 북한의 ‘큰 변화’란 뭘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첫째, ‘큰 변화’가 시작되는 ‘3월15일’이란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2월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후 보름이 경과한 때다. 동시에 김일성 전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북한의 최대명절인 4월15일 태양절을 한 달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보름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북한 내부가 수용하는데 필요한 기간, 한 달은 북한이 ‘큰 변화’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기간으로 추산된다. 3월15일이면 앞으로 한 달이 남았다. 북한의 ‘큰 변화’가 임박해 있는 것이다.

둘째, ‘큰 변화’는 완전한 비핵화에 따른 종전선언-북미수교와 깊은 관련이 있는 북한 내부 개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간 평양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갖고 상당한 합의를 도출했다고 한다. 비건은 영변 핵시설을 포함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전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요구했으며, 김혁철은 대북제재 완화와 북미수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완료시 대북제재 완화와 대규모 경제투자 지원은 물론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 종전선언과 북미수교가 타결될 경우 북한은 ‘큰 변화’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상상할 수 없는 ‘대변화’가 북한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북한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결의한 ‘경제국방 병진노선’ 이상의 혁명적인 새로운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셋째, ‘큰 변화’는 ‘베트남식 개혁개방노선’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의 장소가 베트남 휴양지 다낭이 아닌 수도 하노이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 위원장이 회담 직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베트남식 개혁개방노선’에 대해 공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012년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경제의 좋은 모델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고, 김일성 종합대학에서도 오랫동안 베트남경제를 연구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있는 북한은 ‘경제강국’(a great Economic Powerhouse)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경제분야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베트남식 개혁개방노선’은 1986년의 ‘도이모이(Doi Moi·쇄신)정책’이 핵심이다. ‘도이모이 정책’은 베트남이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부분에서는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한 쇄신정책이다.

넷째, ‘큰 변화’는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베트남식 개혁개방노선’에는 남한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북한이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서울답방’을 통해 남북교류협력의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3월15일과 4월15일 사이에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다섯째, ‘큰 변화’는 조심스럽지만 대외적으로 남북한과 미국과 중국이 참여하는 ‘종전선언-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시사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4월 중 북한과 남한을 잇달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답방이후 시 주석의 남북한 방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서울이나 판문점에서 회동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합의하는 ‘큰 그림’이 가장 아름답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연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 협상도 적극 추진하여 항구적인 평화 보장 토대를 실질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북한의 ‘큰 변화’는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자연스런 수순을 밟으면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주역(周易) 건괘(乾卦) 2효(爻)의 ‘현룡재전(見龍在田·용이 밭으로 나오다)’이다. 새벽에 태양이 막 한반도 지평선 위로 떠올라 평화의 빛을 뿌리기 시작한 형국이다. ‘현룡재전’에서 ‘중정(中正)’이 중요하듯, 이부터는 ‘중화정치(中和政治)’가 답이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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