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2018년 순익 역대 최고…KB금융 2년째 3조원대
실적발표 앞둔 우리·신한금융도 사상 최대실적 경신 예고
은행권 "올해가 걱정…규제 강화에 실적성장 기대 어려워"

▲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가계대출 확대에 따른 이익이익 증가 등으로 역대급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전방위 가계대출 규제 드라이브 등으로 대출 성장성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올해부터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의 호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두 배 가량 뛰었고 KB금융지주는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우리·신한금융지주도 역대급 실적 경신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에도 은행권은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여파에 대출 성장성 및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실적 하락세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이제 실적잔치는 끝났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지배기업 지분 당기순이익은 3조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계열사의 희망퇴직 확대에 따른 일반관리비 증가와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손해보험업 부진에 따른 기타영업손실 증가 등의 여파로 순익이 전년 대비 7.3%(2425억원) 가량 줄었다.

다만 지난해 BCC 지분매각 관련 이연법인세 영향과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 등 지분인수 관련 영향, 희망퇴직 비용, 특별보로금 등 거액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지주사 설립 이래 최초로 순익이 3조원을 넘긴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 3조원대 순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의 경우 2018년 연간 연결 순익이 2조240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0%(2034억원) 증가한 것으로,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최고의 연간 실적이다. 이자이익(5조6372억원)과 수수료이익(2조2241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1년 새 10.5%(7443억원) 늘어난 7조8613억원을 기록했다.

11일과 12일 각각 실적발표에 나서는 우리금융과 신한금융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최근 지주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조9034억원으로 연간 순익 2조원대 달성이 무난한 상황이다. 주력계열사인 우리은행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보다 38.1%(5249억원) 확대된 1조9034억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신한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익 전망치는 3조원대 초반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신한금융의 지난해 지배주주 순익을 3조1000억원을 기록, 2017년 순익 2조9481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실적 전망이 밝은 모습이지만, 올해에도 이 같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기는 힘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규제가 본격화한 데다 경기 하강으로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은산분리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통해 시장 경쟁이 강화되면 은행의 수익은 다소 줄어들 수밖에 없고, 한계기업과 영세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의 리스크 확대와 경기부진 영향으로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날 공산도 크다.

대출금리 산정 개편 움직임도 은행권의 수익성 저하를 불러오는 주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기존보다 약 0.27%포인트 낮은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COFIX) 금리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이자부담 절감 효과가 연간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될 것으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을 견인했던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만큼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해 올해에도 호실적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새 코픽스 도입 역시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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