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세대교체 이뤄지지 않아 투자‧일자리 창출 등 현안 챙길 듯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집행유예 만료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 복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 복귀로 한화그룹의 사업이나 투자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의 집행유예는 오는 18일 만료될 예정이다. 김 회장은 2014년 2월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뒤 ㈜한화를 비롯한 모든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만료 이후 즉시 계열사 대표이사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금융회사 및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에는 집행유예 기간 만료일로부터 2년간 취업을 제한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에 해당되는 금융 계열사 및 ㈜한화, 한화케미칼, 호텔앤드리조트의 경영은 오는 2012년까지 제한된다.

김 회장이 그동안 삼성과의 빅딜을 주도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경제사절단을 다녀오는 등 그룹 총수로서의 활동을 다각도로 펼쳐왔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경영 복귀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재계의 구심점이 없다는 측면에서 김 회장의 역할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화그룹의 경영 세대교체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김 회장의 빠른 경영복귀를 예상하게하는 요인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태양광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중심으로 승계구도가 짜여 지고 있지만 지난해 승진 대상자 명단에서 빠지는 등 세대교체 작업이 미뤄지고 있다.

김 회장의 경영복귀가 현실화되면 한화그룹의 사업투자나 미래 성장동력 확보 작업도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향후 5년간 총 22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3만5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 계획은 한 해 평균 4조4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직전 3년간의 평균 투자액(3조2000억원)보다 37% 늘렸다.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지원도 강화한다.

문제는 일탈행위로 법적 처벌을 받은 총수가 처벌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국민 정서와 배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이 비리 총수에 대한 경영 견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그의 조속한 경영 복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당장에 대표로 복귀하기 보다는 그룹 현안을 지속 챙기면서 시간을 두고 복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경영 세대교체 작업도 그 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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