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크지만 5G 투자 본격화 시점에 자금 조달 가능성은 부담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케이블방송 시장 4위 LG유플러스가 3위 CJ헬로를 8000억원 가량에 인수했다. 이에따라 LG유플러스는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서며 1위 KT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됐지만 5세대(5G) 이동통신 투자를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인수자금 마련에 따른 재무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CJ ENM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4175만6284주)를 LG유플러스에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합병 성사시 LG유플러스는 824만명 가입자를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25%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KT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의 점유율 30.86%과 격차는 불과 6.43%포인트까지 좁혀진다. 3위 SK브로드밴드와의 거리를 벌리면서 KT와 LG유플러스 간 2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는 셈이다.

이번 인수가는 3년 전 SK브로드밴드가 제시한 1조원에 보다 2000억원 가량이 싸다, 하지만 국내 유료방송 시장이 가입자 포화로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적정가에 대한 물음표도 나온다.

아직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있어 인수가 막판에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의 옛 CJ헬로비전 인수 시도 당시 “유료방송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불허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내주 공정거래위원회에 CJ헬로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를 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LG유플러스가 5G 이동통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경우 재무리스크가 불거질 수도 있다는 것. 지난해 LG유플러스는 5G설비투자 등에 1조3971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초기라는 점에서 앞으로 5G 투자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다 1조원대 5G용 주파수 경매대금 잔금도 납부해야 한다. 여기에 CJ헬로 인수비용 8000억원이 더해진 셈이다.

주식 시장 반응은 신통찮다.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LG유플러스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1.36%) 오른 1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 11일 1만565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전일까지 1만4700원으로 떨어졌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이지만 케이블 시장이 2강 체제로 구축되면서 마케팅 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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