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지난해 순익 25% 늘어, 분사이래 최대
KB국민·하나카드도 순익 확대…삼성카드 10%↓
은행-기업계 카드사간 직원 생산성 격차도 뚜렷

▲ 지난해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 정체 속에서도 은행계 카드사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업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우리카드 본사 모습. 사진=우리카드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전업계 카드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등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카드업계 전반의 수익 정체 속에서도 우리·KB국민·하나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잇따라 실적 개선에 성공한 반면, 기업계 카드사의 순익은 뒷걸음질치며 올해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각사별 경영실적 발표자료를 보면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65억원으로 1년 전(1012억원)보다 25.0%(253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13년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해 8번째 전업계 카드사로 출발한 이후 최대 실적으로, 최근 자회사 실적을 발표한 은행계 금융지주 카드사 중 가장 큰 폭의 순익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 891억원이었던 우리카드의 연간 순익은 2015년 1169억원으로 31% 가량 뛰어 올랐고, 이후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내고 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0.90%로 1년 전에 비해 0.15%포인트 올랐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77%로 0.87%포인트 상승했다.

KB금융지주의 계열 카드사인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순익은 3291억원으로 전년(2968억원)보다 10.9%(323억원) 확대됐다. KB국민카드는 2017년에 전년대비 6.8%의 순익 감소세를 보였지만, 1년 만에 2016년 순익(3171억원)을 100억원 가량 넘어섰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인 하나카드의 순익도 늘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익은  1067억원으로 1년 전(1064억원)보다 0.3%(3억원)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일회성으로 발생한 58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 매각이익이 소멸됐지만, 신용판매 증가로 수수료이익이 늘고 비용절감으로 판관비가 줄어든 영향으로 순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로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해 순익은 전년(9138억원) 대비 43.2% 줄어든 5194억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큰 폭의 실적 하락세를 보였지만, 2017년 반영된 대손충당금 환입, 주식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순익을 냈다.

반면 대기업 계열 카드사인 삼성카드의 지난해 순익은 3453억원을 기록, 전년(3867억원) 대비 10.7%(414억원) 감소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현대카드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1278억원으로 전년대비 29.7%(541억원) 줄었다.

직원들의 노동 생산성과 영업 경쟁력 등을 보여주는 지표인 직원 1인당 생산성에서도 은행계와 기업계 카드사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KB국민카드는 직원 1548명이 3552억8000만원의 영업이익(누적 연결기준)을 벌어들여 직원 1인당 생산성이 2억2951만원을 기록했다. 신한카드는 직원 2576명이 5585억3900만원(1인당 2억1682만원)의 영업이익을 벌었고, 우리카드도 직원 591명이 영업이익 1198억4000만원을 달성하며 1인당 생산성(2억277만원)이 2억원을 넘겼다.

삼성카드의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은 1억8355만원(직원수 2043명·영업이익 3749억8477만원)이었고, 하나카드는 1억3362만원(직원수 752명·영업이익 1004억8505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1732명의 직원이 총 953억2642만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여 직원 1인당 생산성이 5504만원에 머물렀고, 현대카드는 2277명의 직원이 1616억30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직원 1인당 7098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원 생산성이 1억원을 못 넘긴 카드사는 롯데·현대카드가 유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악화 속에서도 계열은행 지점망을 등에 업은 은행계 카드사들은 나름 실적 방어에 성공하고 있지만,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한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기업계 카드사들의 성장둔화 조짐은 점점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올해 영업환경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계열 카드사들의 실적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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