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업 생산지수 2000년 집계이후 최대 하락
금융위기 때보다 부진…서민층 일자리 제약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과당 출혈경쟁 등으로 지난해 음식점 매출 수준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크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전체 매출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10년 전보다 더 낮아졌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94.0(2015년=100, 불변지수 기준)으로 전년(97.2)보다 3.3%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음식점의 매출을 기반으로 작성된 서비스업 생산지수를 말한다. 불변지수는 물가영향을 제거한 것으로, 음식점 생산 불변지수 하락은 실질 매출 감소를 의미한다.

음식점업은 다른 업태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창업이 쉽고 기술 장벽이 높지 않아 대표적인 서민 자영업종으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 9%대 상승률을 보이던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7년(-3.1%) 이후 2년 연속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지수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 수준을 가늠해보면 13년 전인 2005년(94.2)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99.2), 2009년(98.4)보다도 좋지 않다.

이처럼 음식점업 매출이 크게 부진한 것은 중국인의 관광객 감소 여파와 인건비 등 원재료 가격 상승, 과당 경쟁 등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다. 경기적 요인에 더해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외식 감소, 온라인 소비 급증, 1인 가구 증가 등 문화·인구 구조적 요인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식점업 부진은 서민층 일자리를 제약했고, 결국 저소득가구의 소득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소득 차하위인 2분위(20∼40%) 가구의 사업소득은 내수 부진 여파로 1년 전보다 18.7% 줄었다.

2분위 가구주의 자영업 비중은 2017년 4분기 24.4%에서 지난해 4분기 19.3%로 줄어든 반면 소득 최하위인 1분위(0∼20%) 가구주의 자영업 비중은 13.7%에서 15.9%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성장·발전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토양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현재와 같이 근근히 살아가다 폐업하고, 이 자리를 또다른 창업자가 메꾸는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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