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상위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 하락세 뚜렷
전방위 규제에 연 20% 넘는 고금리대출 비중도 '뚝'
금융위, 상반기 중 금리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정 추진

▲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에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사정 칼바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의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에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사정 칼바람에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서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 중 금리산정체계 모범규준을 개정해 업계에 적용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고금리 대출장사에 치중해온 저축은행의 추가 금리인하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의 대출금리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 1월 한달간 취급된 SBI·OK·웰컴·JT친애·애큐온·한국투자·유진·모아·페퍼 등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가중평균금리가 1년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1월 21.06%에서 올 1월 19.57%로 1.49%포인트 가량 감소했고,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은 25.75%에서 21.27%로 4.48%포인트 줄었다.
 
웰컴저축은행(24.77%→19.83%), JT친애저축은행(18.54%→15.76%), 애큐온저축은행(24.08%→18.52%), 한국투자저축은행(22.61%→20.71%), 유진저축은행(23.49%→18.31%), 모아저축은행(23.50%→20.64%), 페퍼저축은행(20.85%→19.19%) 등도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재 가계신용대출 취급액이 3억원을 넘은 국내 저축은행 31곳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18.17%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월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평균금리(20.73%)보다 2.56%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대형사들의 고금리대출 비중도 현저히 줄었다. 지난해 1월 웰컴저축은행의 금리 연 20%를 넘는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83.78%에 달했지만 올 1월에는 55.31%로 크게 줄었고,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15.88%에서 0%로 취급된 신용대출이 전혀 없었다.

애큐온저축은행(68.68%→21.84), 유진저축은행(86.48%→22.75%), 페퍼저축은행(50.05%→30.44%),
한국투자저축은행(78.33%→53.07%), SBI저축은행(49.16%→47.43%) 등도 고금리대출 비중이 감소세를 보였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에 더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연 27.9%에서 연 24%로 하향 조정했고,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14개 대형저축은행 대상으로 금리산정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실시했다. 대출금리를 책정하는 기준인 업무원가와 신용원가, 목표이익 등을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해 적정하게 산출했는지 등이 주요 점검대상이었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건전성 감독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나선 데다 고금리 논란을 낳고 있는 금리운영 체계에 대한 개선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여 저축은행의 무분별한 고금리 장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고금리 부과관행 개선을 적극 유도한 결과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고금리대출 비중도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다만 대부계열 저축은행 등 몇몇 대형사의 고금리대출 잔액은 여전히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등과 비교해보면 저축은행 금리산정체계상 아직 개선할 점이 있다"며 "대출금리가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산정될 수 있도록 업계와의 TF를 통해 올 상반기 중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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