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신한·삼성·롯데카드 끝내 가맹점 계약 해지
카드 수수료율 갈등 지속…애꿎은 고객들만 불편
유통·통신 등 다른 대형가맹점 협상도 난항 불가피

▲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싼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간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으면서 고객불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수수료율 협상 불발에 따른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현대자동차와 카드사 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둘러싼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앞서 KB국민·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와 현대차 간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면서 양측의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지만, 신한·삼성·롯데 등 대형 카드사 3곳은 현대차의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가맹점 계약 종료라는 파국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현대차와 카드사 간 갈등으로 애꿎은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게 된 가운데 통신·유통업종 등 다른 대형가맹점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카드수수료율 협상 불발의 후폭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카드 수수료율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카드사는 신한·삼성·BC·롯데카드 등 3곳이다. 앞서 현대차는 신한·삼성·롯데카드 등에 10일부터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예고했다. BC카드의 경우 현대차가 밝힌 가맹점 계약 해지일은 오는 14일이다.

신한·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전날부터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이 해지됐으며, BC카드는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BC카드 관계자는 "고객 불편을 막기 위해 현대차 조정안을 받기로 하고, 우리 입장을 현대차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타결된 조정안의 수수료율은 1.89%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은행이 BC카드 측에 현대차 조정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해 이번에 수수료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BC카드는 우리카드와 IBK기업은행 카드, 지방은행 카드 등 은행계 카드의 수수료 협상을 대신하고 있다.

카드사와 현대차 간 가맹점 수수료 인상 갈등은 지난 10일 KB국민·현대·하나·NH농협·씨티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현대차와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낳았지만, 신한·삼성카드 등 업계 1∼2위사가 현대차의 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앞서 카드업계는 현대차에 0.1∼0.15%포인트 인상을 제시했고, 현대차는 0.01∼0.02%포인트밖에 못 올려준다고 맞섰다가 0.05%포인트 인상이라는 조정안을 내놓았다. 현대차와 수수료 인상에 합의한 카드사는 0.05%포인트 내외 수준에서 협상을 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신한·삼성카드 등 업계 1, 2위 카드사의 행보가 관건이다. 이들은 현대차의 조정안보다 다소 높은 수정안을 제시한 채 현대차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 카드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이른바 '역진성'과 타 업권과의 형평성 문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 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연 매출이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500억원 초과하는 초대형 가맹점보다 높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런 수수료율 역진성을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30억원 초과∼50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은 2.18%이고, 500억원 초과는 1.94%였다. 양측간 격차는 0.24%포인트다. 현대차가 제시한 0.05% 내외로 올린다 하더라도 역진성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들 카드사 입장에선 현대차와 이 정도 수준의 수수료율 인상에 합의할 경우 다른 업권과의 협상에서 수세에 밀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놓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3대 업종은 자동차와 통신, 유통 등이다.

당장 카드업계는 이동통신 3사에 대해 0.2%포인트 인상안을 통보한 상태다. 전 카드사가 현대차와 0.05%포인트 수준으로 타결할 경우 이동통신사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고, 수수료율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불편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현대차와 카드사 간 물밑협상도 계속되고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다만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대형가맹점들이 들고 있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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