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저축은행 27곳 지난해 3분기 누적순익 36% 줄어
초대형사 8곳 순익은 3691억원…소형사의 9배 수준
건전성도 양극화…"업황 악화에 부익부 빈익빈 심화"

 

▲ 법정 최고금리 인하, 지역경제 침체 등 영업환경 악화 속에 대·중소형저축은행 간 실적 격차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대·중소형저축은행 간 실적 격차가 심화하고 있다. 전방위 영업 공세로 대형저축은행의 실적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반해, 규모가 작은 영세저축은행들은 실적 부진에다 대출 건전성에서도 대형사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지역경제 침체 등 영업환경 악화 속에 먹고 살기 힘들어진 소형저축은행들은 체질개선을 위한 탈출구 찾기가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13일 예금보험공사의 금융회사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총자산 3000억원 미만의 소형저축은행 27곳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4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9억원)에 비해  36.2%(246억원) 줄었다.

소형저축은행 가운데 대원(-8억원)·삼보(-8억원)·대백(-6억원)·대아(-1억원) 등 4곳은 적자를 기록했고, 우리저축은행의 경우 누적 순익이 2017년 3분기 19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억원으로 1년 새 94.4%(186억원) 쪼그라들었다.

반면 총자산 1조원 초과 2조원 이하 대형저축은행 15곳은 지난해 1~9월 총 2345억원의 순익을 냈고, 총자산 2조원 초과 초대형저축은행 8곳의 순익은 3691억원에 달했다. 이는 27개 소형저축은행의 순익을 합친 것보다 6~9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의 순익이 1386억원으로 1년 전(717억원)보다 93.3%(669억원) 급증했고, OK저축은행은 731억원으로 전년(379억원)에 비해 92.9%(352억원) 늘었다. 이밖에 웰컴저축은행은 51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448억원, 유진저축은행은 242억원, 애큐온저축은행은 145억원, JT친애저축은행은 143억원, 페퍼저축은행은 80억원의 순익을 냈다.

대출 건전성에서도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소형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8%인데 반해 대형사는 3.8%로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총자산 2억원 초과 초대형저축은행(5.9%)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소형사보다 낮았다.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의 합계액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대출 연체율에서도 소형저축은행은 6.1%를 기록, 대형사(3.6%)와 초대형사(5.0%)보다 높았다. 

자금력이 떨어져 TV·온라인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없는 소형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지역 주민과의 유대감 강화 등 지역 밀착형 영업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관계형금융을 통한 영업방식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게다가 저축은행업계의 최대 먹거리인 중금리대출 시장의 경우에도 대형저축은행은 물론 카드·캐피탈사, 인터넷전문은행 등 타 업권의 경쟁자들이 장악하면서 소형저축은행의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저축은행의 전통적인 영업방식인 발로 뛰는 일수대출 영업으로는 큰 수익을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업체간 실적 양극화는 물론 저신용자 대출비중이 높은 업권의 특성상 부실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커 소형저축은행이 먹고 살기는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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