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임직원 1년새 1213명 감소…점포 54개 줄어
희망퇴직·비대면거래 확대 등으로 몸집줄이기 가속화

▲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 및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은행권의 몸집줄이기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몸집줄이기 행보가 거세다. 매년 역대급 실적 기록을 경신 중인 4대 시중은행에서는 1년새 1200여명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지방은행의 인력감축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금피크제에 따른 희망퇴직이 정례화 수순을 밟고 있는 데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은행권의 몸집줄이기가 대세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9개 국내 은행의 임직원 수는 총 11만346명으로 2017년 9월 말(11만1211명)에 비해 865명(0.7%) 줄었다. 2년 전(11만5516명)과 비교하면 5170명(4.5%)이 감소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경우 2017년 9월 말 1만7033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지난해 9월 말 1만6858명으로 175명 줄었고, 신한은행의 임직원 수는 1만3841명에서 1만3533명으로 308명 감소했다. KEB하나은행은 645명(1만3611명→1만2966명), 우리은행은 85명(1만4330명→1만4245명)이 퇴직하는 등 4대 은행에서 1년 새 1213명이 짐을 쌌다.

지방은행의 인력감축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9월 말 임직원 수는 307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6명 줄었고 전북은행(1019명)과 대구은행(3084명), 광주은행(1498명)도 각각 26명, 25명, 11명 감소했다.

은행권의 인력감축 키워드는 희망퇴직이다. 은행들은 고질적인 인사적체 문제를 해소하고 비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년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도 대규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은행권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냈다. 국내 은행의 2018년 전체 당기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2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40조3000억원으로 1년 새 8.2%(3조원) 늘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순익은 전년보다 14.8% 늘어난 8조4782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증가와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이들이 지난해 벌어 들인 이자이익은 22조782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실적 호조에도 은행 임직원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점포 폐쇄 등 구조조정의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대신 돈 안 되는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현금인출기(CD)·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줄이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총 6967개로 1년 전(7030개)보다 63개 줄었다. 4대 은행의 경우 신한은행(898개)의 영업점포 수가 1년새 30개 줄었고 KEB하나은행(792개)은 23개, 국민은행(1065개)은 5개 감소했다. 반면 우리은행(907개)은 4개가 늘었다. CD·ATM 등 자동화기기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4만3831개로 1년 전에 비해 2895개가 사라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제2의 인생설계를 위한 자발적인 수요도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비용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며 "신규채용이 늘고 비대면채널 강화 경쟁이 격화될수록 희망퇴직 대상자인 중장년층에 대한 인력감축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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