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밀려 주요 기업들 안건 잇단 통과
삼성바이오 안건 저지 밝혔지만 성공 의문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국민연금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총회 안건 저지에 나섰다. 국민연금은 분식회계 의혹과 기업가치 훼손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의 재무제표 승인 등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최근 일부 기업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지분율에 밀려 목소리만 컸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민연금이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이사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위원회 감리결과가 배경이 됐다. 증선위는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해외 합작투자자와의 핵심 계약사항(콜옵션 약정)을 제때 공시하지 않은 점, 상장을 앞두고 2015년 회계처리 방식을 갑자기 바꿔 4조5000억원에 달하는 회계상 이익을 거두게 한 점에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법인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의 관련성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등을 이유로 김동중 경영자원혁신센터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하고 감시 의무 소홀을 이유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인 정석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 권순조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안전 저지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삼상바이오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으로 지분율은 43.44%에 달한다. 삼성전자 지분율도 31.49%다. 반면 국민연금 지분율은 약 3%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분율로만 따지면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미미한 셈이다.

실제 올해 국민연금은 주주권 행사를 본격화해 문제 있는 기업들에 대한 경영견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그 성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입장을 밝힌 61개 기업중 국민연금의 안건 반대에도 현대건설, 한미약품, 신세계, 효성, LG상사 등 상당수의 기업 주총에서 관료출신 사외이사 선임 등 관련 안건이 모두 통과됐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사외이사의 자격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에따라 실효성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안건 반대를 공표하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벗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의결권 행사에 나서면서 오너일가의 독단경영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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