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두영 창업주 외손녀 마약 혐의 체포로 남양유업 이미지 훼손 심각
홍원식 회장 과다 보수 논란에 90대 노모 등기이사·부인 고문 ‘입방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가 마약 혐의로 체포되면서 남양유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남양유업은 “황씨가 회사와 전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으나 이번 사건에 충격을 받은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외치고 있다.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실적악화에도 더 많은 연봉을 챙기고, 90대 노모는 등기이사에 올라 있고 부인도 전무직급에 차량과 법인카드 등을 제공받아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이번 황씨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남양유업의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 홍두영 명예회장이 남양유업을 설립해 낙후된 한국 낙농업을 선진국 반열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그의 성공신화가 후대에서 흔들리는 셈이다.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지난 4일 체포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지난 2015년 9월 강남 모처에서 A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당시 종로경찰서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6월 황씨를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황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경찰이 당시 수사과정에 대한 내사에 착수하면서 이번 수사가 본격화됐다.

그 여파로 남양유업에 대한 비판까지 커지자 남양유업은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황하나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면서 "일부 언론에서 황하나씨를 고인이 되신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 지어 보도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황씨가 “엄마가 뒤에서 뒤처리 해준다”, "우리 외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프렌드)"라고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은 유착 가능성이 제기 됐기 때문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남양유업이 수년전 ‘대리점 밀어내기’와 ‘욕설 우유’ 갑질 사태 이후에도 끝임없는 논란을 양산한 것도 비판에 한 몫하고 있다.

재벌 총수일가의 독단경영에 제동을 걸고 나선 국민연금은 최근 남양유업에도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하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특수관계자를 합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53%에 달한다. 즉, 배당을 강화하면 오너일가에 혜택이 집중되기 때문에 사내유보를 통해 재무구조 건전성을 높이는 것이 더 났다는 주장이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그러나 그간 남양유업의 행보를 보면 이해가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원식 회장은 갑질 사태 이후 실적악화에도 전년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아 비판을 받았다. 최근에는 홍 회장의 90대 노모가 등기이사에 올라가고, 홍 회장의 부인 이운경씨가 남양유업 외식사업부 전무 직급의 고문역으로 일하면서 차량과 법인카드를 제공받고, 1000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일반 회사 고문직은 소액의 수당을 받거나 명예직인 경우가 많다. 홍 회장의 동생 홍우식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광고는 남양유업 광고 매출이 대부분이다.

이에따라 국민연금이 오너일가 경영에 견제를 시도했지만 결국 지분율에 밀려 실패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창업주 고 홍두영 명예회장은 1964년 지금의 남양유업을 세우고 2010년 돌아가실 때까지 오로지 한길만 걸으면서 낙농업 성공 신화를 썼다”며 “지금의 후손들을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실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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