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먹통에 LTE보다 속도 느려지기도…지나치게 높은 요금 내려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세계 최초라며 요란하게 출범한 5G 통신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기존 LTE 보다 느린 속도가 나오거나 네트워크가 아예 끊기는 사례도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신산업 육성과 일자리 60만개 창출 계획을 밝히면서 거창한 청사진보다 제대로 된 5G 서비스와 소비자 불만부터 해결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9일 인터넷 커뮤니티와 업계 등에 따르면 5G요금제에 가입했지만 기존 LTE 보다 속도가 느리거나 아예 네트워크가 먹통이 된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LTE 때보다 더 비싼 요금을 지불했음에도 제대로 된 5G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정부와 통신업체들이 목놓아 외쳤던 ‘5G 상용화’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는 기지국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변재일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통신 3사의 5G 기지국 개수는 총 약 8만5260개. 같은 기간 4G 83만2390개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 중 절반이 넘는 5만4899개(64.4%)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집중돼 지방의 경우 여건이 더 좋지 않다.

갤럭시S10 5G폰이 5G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장소에서 LTE 전환 시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도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기지국 신호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이후에도 네트워크 먹통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이통사간의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또한 이통사들이 무제한이라고 생색을 냈던 5G 요금제 약관에는 "사용량에 따라 데이터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꼼수 논란이 일고 있다.

반면 소비자 통신 요금 부담은 커졌다. 통신사들의 5G요금제의 최저가 구간은 기존 LTE 요금제의 같은 구간보다 월 6000~1만7000원 가량 올라갔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하면 6000원으로 해도 월 2만4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5G폰도 새로 장만해야 한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외쳤지만 아직 설익은 5G서비스로 출시 초기에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셈이다. 앞서 ‘5G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 장단을 맞춰온 정부와 통신사들은 상용화 시점을 ‘갤럭시S10 5G’ 공식 출시일인 지난 5일로 예정했으나, 미국 버라이즌이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면서 3일 오후 11시로 시기를 수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5G+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스마트공장·자율주행차 등 5개 서비스와 차세대 스마트폰·로봇·드론 등 10개 산업 분야를 '5G+ 전략산업'으로 지정, 육성해 2026년 일자리 60만개를 창출하고 생산액 180조원, 수출액 73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출시 초기 불편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은 거창한 계획보다 제대로 된 서비스 부터 먼저 하라고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에만 목을 맬 것이 아니라 3만~4만원대 저가요금제 이용자에게는 진입조차 허용되지 않는 요금제 등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