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아시아나항공 매각 추진하나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이 고개를 저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제안을 거부했다. 사실상 퇴짜를 놓은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이같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지난 11일 금호아시아나 측에 통보했다. 앞서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재로 회의를 열어 "사재 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채권단은 "이 자구계획에 따라 금호 측이 요청한 5000억원을 채권단이 지원하더라도, 시장 조달의 불확실성으로 채권단의 추가 자금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다"고 했다.

산은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아시아나 측에 통보했다. 또 9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의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은 다음달 6일까지 1개월 연장된 상태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은 채권단 돈을 빌려서, 그것도 3년이나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박 회장 오너 일가는 아무런 실질적 희생 없이 금호아시아나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MOU 연장 시한까지 금호아시아나가 충분한 규모의 사재 출연이나 우량자산 매각을 통한 유상증자 등으로 '현금'을 메워 넣지 않으면 채권 회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는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를 비롯한 그룹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해달라는 자구계획을 전날 채권단에 제출했다. 자구계획을 이행하는 기한은 3년으로 제시했다.

한편, 박 전 회장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상표권 문제로 시간을 질질 끌고, 매각을 백지화하는 등 모습으로 채권단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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