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사이나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 포함한 수정 자구안 제출
SK‧한화그룹 등 대기업 인수 가능성에 주가 오늘도 상한가

▲네이버 증권 차트 캡쳐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심각한 유동성난에도 급등세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그룹 재건과정에서 그동안 액면가에 머물던 주가가 박 회장이 경영에서 퇴진하고 매각설이 나오면서 액면가 위로 강하게 튀어오른 것. 조 단위 차입금 등 눈앞에 재무구조 리스크 보다 대기업 인수 가능성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오후 1시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72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 3695원으로 마감한 이후 나흘 만에 두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2017년 6000원대에서 꾸준히 내려 지난해 11월 3250원까지 주저앉았다. 시가총액도 6000억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자회사 아시아나IDT 상장 기대감으로 반짝 상승곡선을 타기도 했지만 근 2년 동안 ‘액면가 이하’라는 타이틀은 그대로 유지됐다. 하지만 최근 박 회장이 경영 퇴진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방향을 돌렸다. 시가총액도 1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심은 더욱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이날 산업은행은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사장은 이날 오전 이동걸 회장과의 면담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후 매각 내용이 포함된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 앞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연간 매출의 60%를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팔릴 경우 사실상 중견기업으로 외형이 축소될 수밖에 없지만 지주사인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살리고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현실적인 방법이 없다는 판단에서 매각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매각가는 조 단위를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자본의 인수를 막는 항공업 특성과 인수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다수의 국내 대기업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막대한 자산유동화증권(ABS)도 해결해야 한다.

현재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했던 SK그룹,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한 적이 있는 한화그룹 등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여기에 신세계와 애경그룹 등 물류시너지가 기대되는 유통기업도 거론된다. 애경그룹의 경우 현재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열사인 애경산업이 수많은 사망자가 나온 가습기메이트 판매사라는 점이 여론형성에 변수다.

하지만 단기간 두 배가 넘게 주가가 뛰었다는 점에서 신중한 투자도 요구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자금력있는 대기업에 인수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 펀더멘털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금호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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