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화, 신세계 이름 올려…분리매각시 LCC업계 각축전 예상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수의 대기업들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통매각 방안이 우선 추진되지만 인수상황에 따라 개별 매각 가능성도 열려있어 기존 LCC사들의 뜨거운 도전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압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오는 25일 전까지 구체적 자금지원 규모와 방식 등을 결정한다. 이어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다시 맺고, 금호는 아시아나항공 공개매각에 착수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에어부산 지분의 44.17%, 에어서울의 지분 100%를 각각 보유 중이다. 국적 항공사 3곳이 한꺼번에 매물로 나온 셈이다.

매각과 관련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자회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한 구도에서 만든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래서 가능하면 일괄매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와 협의해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증권가에선 인수대금이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과열돼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이 총 1조5000억~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금융가에서는 SK, 한화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먼저 통매각시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주목되는 SK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에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정유, 물류, 레저, 호텔, 면세점, 통신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SK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작년 7월부터 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흘러나와 이에 대한 공시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화그룹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한화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을 인수해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설립하고 한화 기계 부문 항공사업도 인수했다. 작년 신규 LCC 에어로케이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도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2017년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한 전력이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지난해 신규 LCC인 플라이강원에 투자한 이력도 있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분리매각시에는 인수 자금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기존 LCC업계의 참여가 예상된다.

그중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의 이름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애경이 인수전에 가세할 경우 전략적투자자나 재무적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경의 경우 수많은 사망자를 양산한 ‘살인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팔았지만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공식사과 조차 거부해 비판 여론이 강하다는 점이 감점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애경산업 전 대표와 전 임원이 각각 증거인멸교사과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인적분할을 통해 SK그룹과 별도의 지주회사 체계를 구축했다.

항공산업의 경우 승객 안전을 담보해야한다는 점에서 높은 안전의식과 투철한 사명감, 윤리경영 등이 요구되는 산업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꺼번에 3개의 항공사 매물이 나온 상황에서 인수 결과에 따라 기존 항공업계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아시아나항공의 경쟁사인 대한항공과 LCC업계 전체의 판이 새로 짜여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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