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반도체, 수익성은 대기업에…수출 품목 다변화에 나서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 하락국면에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수출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의 한국 경제 기여도가 그만큼 지대하다는 말이지만 반도체 시장 침체가 본격화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반도체 수출은 231억9900만달러(27조26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294억9000만달러)보다 21.3%나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같은 기간 총 수출액(1326억9900만달러) 가운데 17.5%에 달하는 수준으로 2위 일반기계(9.7%)의 2배에 달한다. 올 1분기 반도체 품목의 무역수지 역시 125억5000만달러(14조6207억원) 흑자로, 전체 무역흑자(52억20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016년까지 7∼13%대를 기록하던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2017년부터 올라가 지난해에는 수출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반도체 쏠림'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올 3월까지 전체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수익성 쏠림도 심각하다. 통계청의 집계 결과 2017년 기준 전체 66만6000개 영리법인 기업 중 0.3%에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 매출액의 48.0%, 영업이익의 61.0%를 차지했다. 반면 99.1%에 해당하는 중소기업이 매출액의 37.9%, 영업이익의 25.1%를 차지했다. 역시 반도체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대기업 한 곳당 총 매출액 역시 1조430억원, 중견기업은 1690억원, 중소기업은 27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6배가량, 중소기업보다 382배가량 매출을 더 올린 것으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에 상시적인 원가절감을 요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마진율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경기가 아무리 안 좋아도 중소기업은 망해도 대기업은 살아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는 고용악화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주력 수풀 품목 다변화에 나서 특정 수출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고 글로벌 수출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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