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체크카드 이용금액 농협·국민·신한·우리카드 순
롯데·삼성·현대 등 기업계 실적은 업계 최하위권 머물러
인터넷은행도 선전…기업계 실적 끌어올리기 쉽지 않아

▲ 올해 1분기 체크카드 이용금액 순위에서 농협·국민·신한·우리카드 등 은행을 관계사로 둔 카드회사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하며 은행계의 시장 '독주' 체제가 견고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계 카드회사의 체크카드 시장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탄탄한 영업망을 보유한 농협·국민·신한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며 '독점 체제'를 견고히 다지고 있는 반면, 삼성·현대·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의 실적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 영업환경 악화에 카드업계의 실적 하향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체크카드 시장을 은행계에 마냥 뺏기고 있을 수만도 없는 처지여서 기업계 카드사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5일 여신금융협회의 체크카드 발급실적 및 이용 현황 공시를 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18개 전업계 카드사 및 은행 겸업 카드사 가운데 올해 1분기(1~3월)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농협카드로 10조6453억원에 달했다.

KB국민카드(8조4956억원)와 신한카드(7조2133억원), 우리카드(5조1211억원), 기업은행(3조6028억원), 하나카드(2조9852억원) 등도 이용금액이 2조원을 넘었다. 이어 대구은행(6932억원), 부산은행(5861억원), 경남은행(3828억원), 광주은행(3095억원), SC제일은행(30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발급실적의 경우에도 농협카드가 2729만5000장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2141만9000장), KB국민카드(1906만장), 우리카드(1276만9000장), 하나카드(1065만8000장), 기업은행(867만9000장), 대구은행(199만1000장), 부산은행(178만5000장), 경남은행(136만2000장)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들의 이용 실적은 주요 지방은행 카드사보다 월등히 적었다.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2919억원이었고 롯데카드는 1968억원, 현대카드는 944억원에 불과했다. 체크카드 신규 발급 수도 롯데카드(130만6000장), 삼성카드(94만9000장), 현대카드(15만5000장) 등으로 은행계 실적에 크게 못 미쳤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고객서비스와 혜택이 회사마다 비슷하고 차별화가 어려워 전국 은행 지점망 숫자가 카드 발급과 이용금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해주는 방식이라 회원 유치가 수월할 수밖에 없다.

기업계 카드사 입장에서도 체크카드의 경우 소액 결제가 많은 데다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율도 낮은 만큼 수익성이 적어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중은행과의 카드발급 업무 제휴가 쉽지 않고, 계좌 제휴를 맺더라도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계좌이용 수수료를 추가로 물어야 하는 등 비용 부담도 크다.

하지만 체크카드 시장이 소득공제 확대 등 세제 혜택에 힘입어 매년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계 카드사들도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체 카드 승인액은 200조8000억원, 승인 건수는 49억3000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3.9%, 10.4% 증가했다. 이중 신용카드 승인액은 156조1000억원, 체크카드는 44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2%, 6.4%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체크카드 발급에 사활을 거는 것은 예금유치는 물론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체크카드 시장점유율도 크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계 카드사들이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