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후보 대기업들 침묵하거나 인수전 참여 공식 부인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개별 매각으로 전환 가능성도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하반기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 3곳의 항공사를 통매각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애초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이 하나 둘씩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흥행 성공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르면 7월 입찰공고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시작한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구조개선정책관은 최근 기업구조조정 제도 점검 태스크포스(TF) 출범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고 실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6월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와 전환사채 발행한도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연내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7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1조6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에 직접 지원하고 나머지 1300억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에 주기로 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원하는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2조원대로 추정되는 막대한 인수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애초 유력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이 잇따라 인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다수의 대기업들이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SK, 한화, CJ, 롯데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점이 주목됐다.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도 재조명됐다.

한화그룹은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설립하고 한화 기계 부문 항공사업도 인수했다는 점이 주목됐다. CJ그룹도 인수시 유통망 확대 등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2017년 티웨이항공 인수를 추진하다가 포기한 신세계그룹도 리스트에 올랐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 SK와 CJ는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은 인수 계획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인수 절차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으로서는 흥행 자체를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업계 전반에서는 채권단이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대상자를 선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만약 흥행에 실패하고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맞게 될 경우 매각 방식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통매각 방안에서 개별 매각으로 전환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인수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기존 LCC사들의 뜨거운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일단 일괄매각으로 추진하겠지만 매각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매각도 금호와 협의해서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매각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며 ”만약 개별 매각으로 바뀔 경우 에이부산과 에어서울의 경우 인수전이 상당히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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