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롯데·하나카드 1분기 순익 20~40% 감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실적감소 우려 현실화
비용절감에 사활…하반기 구조조정 가능성도

▲ 정부의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한 중소형 카드회사의 실적이 줄줄이 내리막을 걷으면서 올해 '실적쇼크'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중소형 카드회사들의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의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한 중소형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줄줄이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갈수록 악화하는 영업환경에 카드산업의 저(低)수익구조가 빠르게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올해 '실적쇼크' 우려에 휩싸인 중소형 카드사들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모습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40억원으로 1년 전(393억원)보다 38.93%(153억원) 줄었다. 이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513억원에서 올 1분기 271억원으로 1년 새 반토막이 나는 등 영업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에 따라 우리카드의 수지비율은 지난해 1분기 95.65%에서 올 1분기 93.79%로 1.86%포인트 가량 줄었다. 수지비율(연간 세전비용/연간 세전 수익)은 회사가 투자한 비용에 비해 수익을 얼마나 벌어들였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도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302억원으로 1년 전(467억원)보다 35.33%(165억원) 감소했고, 하나카드의 순익은 182억원으로 전년동기(255억원) 대비 28.63%(73억원) 줄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롯데카드가 386억원, 하나카드가 239억원으로 1년 새 각각 42.90%(290억원), 18.43%(54억원) 쪼그라들었다.

반면 대형사들의 순익은 대체로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카드의 올 1분기 순익은 642억원으로 1년 전(261억원)에 비해 145.98%(381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정규직 200여명을 감축한데 이어 온라인 발급 비중이 증가하면서 모집비용도 280억원 가량 줄어든 영향이 컸다.

삼성카드(1203억원)와 KB국민카드(780억원)의 순익도 1년 새 7.89%(88억원), 8.79%(63억원) 늘었다. 반면 신한카드의 순익은 1215억원으로 전년동기(1383억원) 대비 12.15%(168억원) 줄었다.

이처럼 중소형 카드사들의 순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정부의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대출 규제 강화, 수년간 이어지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 등 악재가 쌓인 탓이다. 특히 가맹점 카드수수료 수익에 순익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사로선 대형사에 비해 실적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올해 2월부터 시행된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드업계는 총 1조4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데다 자동차,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 결과에 따라 수수료를 환급해줘야 하는 만큼 앞으로 수익 감소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당장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영여건 악화로 비용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에서 올 하반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조직 통폐합이나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신규 카드모집 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카드수수료 수입 감소분을 상쇄할 만한 수익원 찾기도 녹록치 않다"며 "카드사 대부분이 예년 만큼의 실적을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조직축소, 인력감축 등 감량경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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