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은행 중기대출 금리 3.83%…한달새 0.01%p↓
美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대출금리 하락세 뚜렷
하반기에도 금리 하락 예상…中企 이자부담 줄듯

▲ 올해 하반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중소기업의 빚부담이 크게 줄어들지 주목된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미국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릴레이에 고공행진을 이어온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올해 2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전망이 확산하자 4년여만에 하락 반전했고, 매달 큰 폭의 내림세를 연출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대출금리 하향 추세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빚부담이 크게 줄어들지 주목된다.

31일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3.71%로 전달과 같았다. 대기업대출 금리가 3.53%로 한달 새 0.03%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83%로 0.01%포인트 떨어졌다.

올 1월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은행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한 달 만에 하락 반전해 이후 매달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2016년 12월 3.77%를 기록한 이후 2017년 12월 3.86%, 2018년 12월 3.98%로 매년 꾸준한 올랐고 올 1월에는 4.00%까지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금리도 3.58%로 2015년 2월(3.72%) 이후 최고치를 찍으면서 전체 기업대출 금리는 3.81%를 기록,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기업들이 통상 연말에 대출을 상환하고 연초에 재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영향이 크다.

하지만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2월 은행권의 기업대출 금리(3.78%)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대출 금리가 3.56%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내렸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93%로 0.07%포인트나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2.25∼2.50%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후 공개된 지난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의 참석자들은 기준금리에 대한 현재의 '인내' 기조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이나 인하도 아닌,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동결 기조 재확인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도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1.75%를 유지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됐지만, 이날까지 포함해 올해 상반기에 4차례 열린 회의에서는 연속 동결됐다.

국내 시장에서도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등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우리나라 경제성장 동력도 점차 약화하면서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높은 금리에 빚부담이 커졌던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는 대출금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사업자금 조달 통로로 은행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이자 부담 감소로 자금조달에 숨통이 틔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대출은 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86조7000억원으로 한달 새 5조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15년 12월 559조6000억원에서 2016년 12월 590조2000억원, 2017년 12월 631조8000억원, 2018년 12월 678조2000억원 등으로 매년 40조원 가량 확대되는 추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대출금리 하락세가 본격화할 경우 중소기업의 빚상환 부담이 완화되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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