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정액제 폐지하자마자 PC게임 결제한도 폐지 겹경사
시민단체 “문체부 장관이 게임업계 대변인처럼 보여선 안 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예고해온 대로 PC온라인게임의 성인 결제한도 폐지에 착수했다. PC기반 게임사, 특히 최근 리니지 정액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를 도입한 엔씨소프트의 수혜가 예상된다. 정액제를 폐지하자마자 결제한도 폐지라는 경사를 맞게 된 셈이다. 장관 후보자 시절 ‘대기업 이해를 충실하게 대변해 온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그가 임기 초기부터 규제철폐라는 게임업계의 민원 해결에 적극 앞장서면서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게임물 등급분류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성인 PC게임 결제한도를 폐지한다는 것이 골자다. ‘법률적 근거의 미비 및 성인의 자기 결정권 침해 또는 국내 게임사에 대한 역차별적 규제를 해소’라는 명분도 제시했다.

사실 PC게임 성인 결제한도 폐지는 시간 문제로 통했다. 그동안 박 장관이 게임업체들과 만나 수차례 공언해온 약속이었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구체적으로 “늦어도 6월내 폐지”를 약속했다.

성인 결제한도가 사라질 경우 결제한도가 없어 매달 수십에서 수백을 쓰는 사람들이 즐비한 모바일게임의 현실이 PC게임에서도 재현되면서 사행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굳이 PC게임 성인 결제한도 폐지에 열을 올리는 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국내 게임은 모바일게임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광광부가 PC온라인게임 성인 결제한도 폐지를 추진하면서 최근 리니지의 정액제를 폐지하고 부분유료화로 바꾼 엔씨소프트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이 지난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김택진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문체부 제공.

엔씨소프트는 결제한도폐지의 최대 수혜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엔씨는 지난달 리니지의 월 3만원대 정액제를 폐지하고 유료아이템을 판매하는 부분유료화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1년된 고전임에도 엔씨에 분기당 수백억원대 매출을 안겨주는 효자게임 리니지의 실적 기여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윤재수 CFO도 2분기 리지니 호실적을 자신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앞서 한국게임학회는 “엔씨소프트의 부분유료화가 결제한도 폐지와 맞물려 이용자들의 과금을 지나치게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라며 “결제한도 폐지로 오히려 문체부의 규제완화 동력과 게임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폐지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장관이 사행성 논란으로 게임 산업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게임사 대부분이 유료아이템과 뽑기형 확률형 아이템에서 매출 주력을 얻는 상황에서 기업의 자율 규제에 기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규제완화의 배경으로 꼽아온 요인 중 하나는 수출효과”라며 “문체부가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시급히 서둘러해야할 일은 국내 게임에 적용되는 PC게임 결제한도 철폐가 아니라 국내 게임사를 가로막는 중국의 불공정경쟁행위 방지나 강소 게임中企‧벤처의 해외진출 지원을 돕는 것이지 장관이 게임업계 대변인이나 민원해결사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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