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치솟던 환율 이달 들어 '숨고르기' 행보
달러화 약세 등으로 이틀 연속 하락세 이어가
"1200원 돌파 가능성 있지만, 안정세 찾을 것"

▲ 지난달 거침없이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6월 들어 1180원선에서 등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5월 한 달 거침없이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1180원선에서 등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환율의 추가 상승 여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진정세를 보이겠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장중 연고점 경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화 강세 기조가 완화되고 미중 무역협상이 부분 타결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1.1원 하락한 118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3.0원 내린 1179.1원으로 시작한 이후 대체로 118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달러화 약세 영향이 크다. 미국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공식 발언에서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고,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심리적 저지선을 앞두고 당분간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지속하고 있는 달러화 약세 속에 환율 급등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계감 등으로 원화의 추가 약세가 제한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왔다. 올 1∼2월 1120원대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3월 말 1135.1원까지 올랐고, 4월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악화 충격과 외국인 역송금 수요 여파에 1160원 선까지 상승했다.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중 1190원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17일 종가 기준으로 1195.7원 기록하며 2년 4개월래 최고치를 보였고, 29일에는 환율이 장중 1196.2원까지 고점을 높이자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발언이 나오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200원 아래에서 공방을 이어가겠지만, 올 하반기 중 1200원을 뚫고 오버슈팅(과열) 국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많다. 

당장 오는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4월 국제수지 잠정치가 적자일 경우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2분기 경제성장률이 크게 반등하지 못할 경우 국내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가능성도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에 전개된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미중 무역협상 결렬 이후 전개된 위안·달러 환율의 급등에 기인했다는 점은 원·달러 환율의 향방이 미중 무역협상의 향후 시나리오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며 "6월 말에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원화의 약세 압력이 하반기로 갈수록 진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지속가능성이 적을 수밖에 없고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인 추세로 달러화 약세를 예상한다"며 "달러화의 추가 강세 제한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대적 상승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이어질 것이고, 미국 외 지역의 경기 개선과 재정 불확실성으로 달러의 추가 강세 압력은 높지 않다"며 "하반기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지면서 연말 1140원 수준의 안정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