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기관·연구소 올해 韓 성장률 줄줄이 내려
BoA·자본시장연구원 등 전망치 2.2%까지 하향 조정
저성장 우려 지속…한은 연말께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 올해 하반기에도 우리나라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성장률을 둘러싸고 '잿빛' 전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둘러싸고 '잿빛' 전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나선 데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당초 예상한 전망치를 다시 내릴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으로는 고용시장 부진 및 소비심리 악화가,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부각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9개 IB 가운데 2개 은행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JP모건이 올해 성장률을 4월 2.7%에서 2.4%로 내린 데 이어 지난달 2.3%로 낮췄고, BoA도 성장률을 2.6%에서 2.4%로 지난 4월 낮춘 데 이어 지난달에는 2.2%로 더 내렸다. 앞서 지난 4월에는 5개 은행이 올해 한국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른 외국 금융기관들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줄줄이 낮춰잡고 있다. 지난달 2∼8일 블룸버그가 조사한 세계 이코노미스트 35명은 올해 한국 경제가 평균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월 조사치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하면서 "미중 간 부분적 타결에 이르기까지 한 달 이상의 교착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실질 수출에 부정적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제 전망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2020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 경제는 내수와 수출 둔화로 성장률이 2% 초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낮췄다. 한경연은 올 2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건설과 설비 등 투자 둔화 폭이 확대되고 소비까지 회복 흐름을 멈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것은 그만큼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다툼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데다 안으로는 고용시장 부진과 소비심리 악화 등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6~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이달 말 발표하는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성장률을 2.5%로 예상한 한은 역시 다음달 중순 경제전망 발표에서 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도 경기부진이 지속할 경우 연말께 금리 인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오는 4분기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내수 부진과 수출 위축에 따른 경영부담이 커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중간 통상갈등이 갈수록 격화될 경우 글로벌 무역이 침체될 가능성이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쌓이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상당기간 중소기업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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