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제 상황 따라 대응"…미중 무역협상 타결 여부 중대한 변수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금리와 금값이 모두 요동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직전 거래일인 14일 기준 1.47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4일 기준금리 수준인 1.75%를 하향 돌파하고 나서 1.4%대까지 낮아졌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어왔다. 이에따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어두운 경제 전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올해 2.6∼2.7% 성장할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은 물론, 한은이 내놨던 2.5% 성장률 전망치도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소비 둔화, 투자 부진에 패권다툼으로 번지는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하락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2% 초반대는 물론 그 아래로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금리는 일단 현 수준이 '바닥'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기준금리 25bp(1bp=0.01%포인트) 인하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더뎌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면 채권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의 회동 및 무역협상 타결 여부는 채권금리 향방의 일차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며 경기가 반등하지 못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시세는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14일 5만1370원(1돈당 19만2637원)을 기록, 2014년 3월 시장이 개설된 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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