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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박사의 알기 쉬운 경제] 제조업 르네상스는 성공할 수 있을까
미래 비전 제시했다지만 세부 전략 등 각론 없고 비현실적 목표치 문제
2019년 06월 25일 (화) 11:22:12 이원호 webmaster@smedaily.co.kr

정부는 지난 19일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을 갖고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 환경규제 강화 추세, 무역질서 재편 등의 경제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에 맞서 산업구조의 스마트화, 친환경화, 융복합화 혁신을 통해 제조업을 재도약시킨다는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제조업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작년 12월 산업부가 ‘제조업 활력회복 및 혁신전략’을 이미 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이 대책은 자동차, 조선 등 경쟁력을 점차 잃어가는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단기 활성화 대책에 머문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발표는 우리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내용적으로 보면 2030년까지 수출을 세계 4위로 끌어올리고 글로벌 일류상품 기업을 현재의 2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선진국 추격형 전략에서 벗어나 혁신 선도형으로 탈바꿈해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선진국 수준인 30%로 높이고 신산업 신품목 비중도 현재 16%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구조 혁신 ▲신산업 육성 ▲산업생태계 개편 ▲기업가형 정부 등 4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정부의 제조업 르네상스 발표에 대해 주요 경제단체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상의는 논평을 내고 "주력산업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시기에 우리 경제의 성장, 일자리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미래 청사진과 전략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미·중 무역 분쟁 등 글로벌 교역환경 악화와 밸류체인 변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기업들은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정부가 제조업 전반에 방향타가 될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4대 추진전략을 발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주요 경제단체들의 반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제조업 활성화 종합대책이 나온 것을 환영한다고 할 뿐 세부적인 추진 전략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발표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총론(방향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각론(세부 전략 및 성공 가능성)에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먼저 ‘준비가 부족한 대책’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우리 경제 10년을 책임질 제조업 활성화 대책이라기에는 그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대책 발표 전 사전 인터뷰에서 "이번 전략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야 할 산업구조를 보여드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일자리를 몇 개 만들겠다는 내용은 없다"고 밝히고 있어 스스로 알맹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기업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세제지원에 관한 질문에도 “세제지원은 앞으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다뤄질 수 있다”고 말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급하게 발표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다음으로 ‘대책의 진정성’ 문제이다. 제조업 르네상스는 스마트 공장, 스마트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지능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신산업을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기존 주력산업은 혁신을 통해 변모시키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바람직한 제조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어가는 전략을 내 놓으면서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주무부서에서 빠진 것은 의외다. 미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교감도 없이 발표된 전략은 기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정부안을 짜깁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 다시 관료들의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마지막으로 ‘목표치의 비현실성’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팩토리를 2000개 구축한다는 목표가 과연 실현 가능한 수치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가 확대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기존 일자리 감소 등 고용 구조는 급격하게 변화한다. 이 경우 발생할 이해집단 간 충돌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도 없이 스마트 팩토리 2000개 구축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차량공유 사업 진출을 둘러싼 전통사업자들과의 충돌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는 실력으로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은 것 같다.

2030년까지 4대 제조업 강국이 된다는 계획에 현실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빈국에서 수출 6위 국가로 성장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충분히 제조업 세계 4위 강국으로도 도약할 수 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에는 동의 하지만, 각론은 없고 총론만 있는 전략으로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달성하기 힘들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정부부터 먼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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