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 터질지 몰라”…하반기도 주가 약세 불가피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분식회계 의혹,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사태’,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 무산, 임상실패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들도 울상이다. 특히 정식 허가 제품까지 문제가 생기면서 업종 전체에 대한 신뢰도 수직 하락과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도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 냉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날아간 바이오업종 시가총액은 4조원에 달한다. 지난달 말 현재 코스닥 제약 업종 시총은 28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조1000억원(12.3%) 급감했다. 제약 업종 소속 상장종목은 지난해 말 83개에서 올해 6월 말 86개로 3개 늘었지만 시총은 오히려 뒤로 간 것이다.

상장 심사 때 제출한 인보사 관련 서류 중 중요한 사항이 허위로 드러나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 2조6000억원대였던 시총이 주식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 5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 주성분 2액이 '연골유래세표'로 품목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받은 내용과 달리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고 국민 보건에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신장유래세포'가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의약품을 정식 허가받기 전 시중에 유통하고 불법 시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메디톡스의 상반기 시총이 7000억원 급감했고, 셀트리온제약은 6000억원이 사라졌다.

에이치엘비의 임상 3상 실패 소식와 신라젠 항암바이러스 '펙사벡' 임상작업 중단설 등도 투심에 악재가 됐다. 신라젠은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시기에 현직 임원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전량을 장내 매도하면서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코오롱티슈진에 투자했다는 소액투자자 A씨는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라 회사 측이 그동안 내놓은 연구 성과를 나름 철저하게 분석하고 투자했는데도 하루아침에 제품 허가가 취소되고 모든 것이 신기루가 됐다”며 분노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업종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야기된 만큼 하반기에도 투자자 외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 증권사 연구원은 “생각하지 못한 임상 외 변수가 계속 터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면서 “어떤 사건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확실하게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나올 때까지는 투심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진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도 신약 개발 역량이 높은 기업으로 집중될 예정이다. 올초 정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가격 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모든 복제약은 오리지널 약값의 53.55%를 보장받았지만, 앞으로는 성능과 원료 등 정부 기준을 충족해야 약값을 보장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