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 중소 알뜰폰사의 4.8배 달해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알뜰폰 시장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 가입자는 중소 알뜰폰 가입자의 4.8배에 달했다. 애초 중소기업 중심으로 짜여졌던 알뜰폰 생태계가 막강한 자본력과 판매망을 앞세운 대기업만 살아남는 시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건전한 알뜰폰 생태계 유지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 계열 알뜰폰 5개 업체의 가입자 수는 6월 말 현재 218만3000명으로 전체 알뜰폰 가입자 809만6000명의 27%를 차지했다.

이동통신 1개사당 가입자는 72만8000명으로 독립계 알뜰폰 업체 39곳의 평균 가입자 15만2000명의 4.8배 수준이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 1명을 유치할 때 대기업 자회사들은 4.8명을 모았다는 이야기다. 가입자는 통신사의 생존과 직결된다.

이같은 대기업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가 진행 중인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마무리될 경우 이통3사의 알뜰폰 가입자는 평균 98만2000명으로 늘어나고, 독립계 알뜰폰 업체의 1사당 평균 가입자는 13만2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도 27%에서 36.4%로 뛰게 된다.

아울러 이마트, 국민은행 등 국내 내노라하는 대기업들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만큼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설자리는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고객에게 유리한 파격적인 요금제를 선보이며 각광받았던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았지만 현재 대기업 중심의 이 같은 구조에선 이 같은 사례가 지속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관계자는 “애초에 소비자에게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고 중소기업들에게 통신 사업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알뜰폰이 출발했는데 지금은 중소기업 비중은 대폭 줄고 그 자리를 대기업 통신 자회사들이 대체하고 있다”며 “중소 사업자들 입장에서 경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중소기업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파사용료 감면과 도매 대가 인하 등 단순한 지원책이 아니라 알뜰폰 시장 생태계를 위협하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 제한을 강화하는 등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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