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사태 책임 일본에 있어…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을 것”
국민들 “한국경제 나쁜 상황서 기습 공격…영원히 불매운동”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결국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삼아 도발을 해온 일본이 명백하게 한국에게 경제전쟁을 선포한 셈이다. 특히 한국의 성장동력인 반도체, 배터리 등을 정조준하면서 일본을 넘어서려는 한국 경제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본색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의 피해도 크다는 점에서 2차대전시 일본 자살특공대 ’카미카제식‘ 도발이라는 평가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 국민이 단호한 대응으로 한일합방이후 또다시 이빨을 드러낸 일본의 도발에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 승인 간소화 제도인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주무 부처 수장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가 연서한 뒤 공포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7일 공포해 2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이번 조치는 한국의 수출관리에 불충분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취한 것일 뿐 (징용 소송 관련) 대항조치가 아니다"라는 기존 주장을 또다시 강변했다. 징용 판결 보복조치가 명백함에도 정치를 무역에 이용했다는 한국의 국제 여론전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백색국가는 군사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이나 기술을 일본 기업이 수출할 때 일본 정부가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나라다. 여기에서 제외되면 수출 품목 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90일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결과에 따라 수출이 안될 수 있다. 실제 일본이 지난달 1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 이후 승인된 건은 아직까지 없다. 사실상 한국에 ‘전면전’을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을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긴급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대단히 무모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외교적 해결 노력을 외면하고 상황을 악화시켜온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는 것이 명확해진 이상, 앞으로 벌어질 사태의 책임도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우리도 단계적으로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관련 "안하무인격인 일본 태도에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폐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번 도발은 위안부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 청구권 등 한일 과거사를 65년 협정에 묶어두기 위한 의도이자, 4차산업혁명 기술전쟁에서 한국의 추격을 따돌리려는 의도"라며 "최종 목적은 전쟁 수행이 가능한 보통국가 일본의 부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일본 무역 보복조치의 부당함에 반발해온 국민도 분노하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첨엔 북한 때문이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했다가 무역 보복 이유도 제대로 못댄 일본이 적반하장식 갑질을 하고 있다”며 “한국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습공격하는 아주 치졸하고 불속한 방식으로 한국을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도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매운동에 참가하고 있다는 자영업자 K씨도 “박근혜 정부 때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판결 지연으로 박수를 치던 아베가 이번 정부가 이전 정부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자 만용을 부리는 것 아니냐”며 “이제 영원한 불매운동이다. 우리 가게에서 더 이상 일본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주부 A씨는 “일본 정부의 행위는 얄밉지만 그래도 양국간 합의를 통해 원만한 사태 해결이 좋을 것 같다”며 “하지만 대놓고 한국을 무시한 일본에 고개를 숙이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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