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을 강조하지만 ‘일본기업이 주인’인 현실 달라지지 않아
갑질 근절 등 사회적 책임 다해 ‘좋은기업’으로 환골탈퇴 필요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보복에 분노한 우리국민의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얼마 못갈 것이라던 일본 언론과 정치인의 조롱이 무색하게 불매운동은 맥주와 자동차, 여행 등으로 확산하면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식민지화 시키려는 아베의 경제전쟁 도발에 대한 제2의 항일운동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뜨거운 불매운동 불길에 데인 일본기업이나 일보 지자체의 수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불매운동 품목으로 떠오른 아사히 맥주나 유니클로는 매출이 반토막 났다. 한국 관광객 수입에 의존해왔던 일본 지차체도 관광객 발길이 뚝 떨어지면서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커지고 있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토종주류기업’ 하이트진로는 성수기와 신제품 효과에 애국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패션에서는 이랜드와 신성통상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모나미처럼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도 있다.

하지만 틈만나면 ‘한국기업’임을 강조해온 롯데만은 울상이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롯데아사히 등이 롯데와 일본의 합작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롯데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는 일본 전범기업으로 꼽히는 미쓰비시 등과의 합작(롯데MCC)도 마다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척억원대의 배당을 일본으로 보내고 있다.

롯데는 수년전 ‘형제의난’ 이후 그룹 주인이 사실상 일본기업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기업임을 지속 홍보해왔다.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의 부족한 한국어 실력이 드러난 것도 한 요인이다. 롯데월드타워에 대형 태극기와 엠블럼을 게재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이다가 한 시민단체에 불법광고 혐의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문제는 우리 국민이 롯데를 한국기업으로 보고 있느냐다. 기본적으로 일본기업이 최정점에 있는 지배구조로만 보면 롯데를 한국기업으로 보기는 힘들다. 롯데가 ‘우린 10만여명의 한국인이 근무하는 한국기업’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도 지배구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총수일가, 지배구조,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일본색’이 강한 상황에서 롯데가 차라리 일본기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동안 각종 갑질과 비리사건으로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데 주력하는 것이 국민 감정에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

일본의 보복조치와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메시지가 주목됐던 지난달말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이 던지 메시지가 ‘한국기업’이 아니라 ‘좋은기업’이었다는 사실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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