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영상' 파문에 한국콜마 주가 이틀새 6.8% 빠져
저가 매수세에 소폭 반등했지만…'불매' 악재는 부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퇴에도 불매운동 확대 조짐

▲ '막말 영상' 파문으로 국민적 공분에 직면한 한국콜마의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직원 조회에서 '막말·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막말 영상' 파문으로 국민적 공분에 직면한 한국콜마의 개인투자자(개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예상치 못한 오너리스크 등 돌발 악재에 주가가 큰 폭으로 주저 앉은 데다 사태 발생 이전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을 버려야 하는 탓이다. 한번 훼손된 기업이미지는 회복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거세질 경우 매출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어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콜마는 전날보다 150원(0.32%) 오른 4만7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콜마 주가는 지난 9일에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날 소폭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다. 

같은 시간 현재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전거래일보다 100원(0.50%) 떨어진 2만100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콜마홀딩스 산하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도 350원(1.44%) 하락한 2만3950원에 거래 중이다. 9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약세다.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 주가는 전날 나란히 급락세를 연출했다. 한국콜마는 장 초반 4만5850원까지 하락하며 지난 9일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고, 한국콜마홀딩스도 동반 하락하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이틀째 경신했다.

앞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7일 직원 조회에서 임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 정부의 대(對)일본 관계를 '막말'로 비판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 담긴 극보수 성향 유튜브 영상을 틀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윤 회장이 비등하는 비난 여론 속에 지난 11일 회사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한국콜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계속되는 등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초 7만원(종가)으로 시작한 한국콜마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며 3월18일 8만23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달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주가는 '막말 영상' 파문에 지난 9일 큰 폭으로 떨어졌고 전날 종가 4만6900원까지 추락했다.  

한국콜마는 세계 시장에서 K-뷰티의 인기와 함께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사세를 급속히 불려왔다. 매출액이 지난 2017년 8216억원에서 지난해 1조3579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 CJ헬스케어를 인수해 제약사업을 강화했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한국콜마 주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윤 회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콜마 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시민단체들은 한국콜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이어가기로 한 데다 한국콜마의 고객사 제품들까지 불매 대상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선택을 받는 화장품업계는 부정적인 이슈에 따른 주가 타격이 다른 업종에 비해 더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한국콜마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국민연금은 오너 리스크로 국민연금기금과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준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에 대해 피해 배상 방안과 이후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며 "나아가 한국콜마 홀딩스와 한국콜마의 주식 매각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주식 11.22%, 한국콜마홀딩스 주식 6.22%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막말 동영상 사태로 한국콜마 등 관련 종목들이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키웠지만,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는 다소 진정된 모습"이라며 "다만 일본 무역보복에 따른 불매운동 이슈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주가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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