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 요동…2년-10년물 금리 뒤집히며 시장 불안감 키워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대표적인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4일(현지시간) 800.49포인트(3.05%) 급락한 25,479.4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 767.27포인트(2.90%) 하락하면서 '연중 최대폭' 하락한 지 7거래일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5.72포인트(2.93%) 떨어진 2,840.6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2.42포인트(3.02%) 내린 7,773.94에 각각 마감했다.

일각에선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주가지수의 보폭이 예상외로 증폭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일부 낙관론은 하루 새 사라졌다"면서 "당분간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날 미 무역대표부(USTR)가 특정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 부과 시점을 12월 15일로 늦추겠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일제히 1%대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다.

아시아와 유럽의 '성장엔진' 격인 중국과 독일의 지표가 나란히 부진하게 나오면서 뉴욕증시 폭락의 빌미가 됐다. 독일 경제는 지난 2분기 0.1% '마이너스' 성장했고, 미·중 무역전쟁에 짓눌린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 증가에 그쳐 17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뉴욕 채권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휘청거렸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한때 1.623%까지 떨어지면서 2년물 미국채 금리(1.634%)를 밑돌았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0.01%포인트 역전된 것이다. 장기채는 자금을 오래 빌려 쓰는 만큼 단기채보다 제시하는 수익률(금리)이 높은 게 통상적이지만 이런 원칙의 역행은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로 여겨진다.

초장기물인 30년물 채권가격도 초강세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장중 2.01% 선까지 하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10년물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의 금리 격차는 가장 주목하는 지표다. 올해 초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이날 시장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2년-10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로는 처음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당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나서 1년여만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바 있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년-10년물 금리 역전은 지난 1978년 이후로 모두 5차례 발생했고, 모두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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