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은행 순익 8.7조원…이자이익 20.6조원
5대 은행 호실적에 금융그룹 성적도 역대급 행진
증권가 "은행 최대 실적행진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

▲ 업황부진에 따른 실적악화의 칼날이 비켜간 5대 금융그룹과 시중은행이 역대급 실적 행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내우외환으로 실적부진에 허덕이는 일반 기업들과 달리 5대 금융그룹은 호실적 행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 확대와 순이자마진 개선 등에 힙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20조원 이상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이며 또다시 '사상 최대' 타이틀을 달았다. 업황부진에 따른 실적악화의 칼날이 비켜간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이 하반기에도 '실적 호황'을 누릴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000억원) 대비 400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만 20조원 가량을 벌어들인 데다 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올라가면서 비이자이익도 1조원 증가한 영향이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이자이익이 20조6000억원으로 1년 전(19조7000억원)보다 9000억원 늘었다. 이자이익은 관련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이래 지난해 2분기(10조원)에 처음으로 10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3분기(10조2000억원)·4분기(10조6000억원), 올해 1분기(10조1000억원)·2분기(10조5000억원)까지 5분기 연속 10조원대를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1000억원)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1조8000억원으로 1년 전(8000억원)보다 1조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 이익이 증가했고, 이를 시장에 내다 팔아 차익을 실현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5조7123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익의 80.09%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1조3051억원의 가장 많은 순익을 냈고 신한은행(1조2818억원), 우리은행(1조2460억원), 하나은행(1조338억원), 농협은행(8456억원)이 뒤를 이었다. 

주력계열사인 은행의 호실적에 힘입어 5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성적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금융그룹 1·2위 실적을 올린 신한·KB금융은 각각 1조9144억원, 1조8368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3·4위를 차지한 하나·우리금융은 1조2045억원, 1조1790억원이었다. 농협금융의 순익은 9971억원을 기록, 농협금융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KB금융도 2분기로는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우리금융의 순익은 경상 기준으로 상반기 최대 수준이었고, 하나금융은 상반기에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이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올 상반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한·KB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각각 3조9041억원, 4조549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 4.8% 늘었고 우리금융은 2조9309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5.3% 많은 2조8866억원의 이자이익을 냈고,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3조99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은행권의 최대 실적행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상장은행의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보다 22.4% 증가한 6조700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자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고 회계변경과 수수료이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낮은 연체율로 인한 대손충당금전입 감소 등에 기인한다"며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은 9.1% 증가한 14조6000억원의 최대 실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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