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가능성 높아져…한국경제에 악재
국내외 금융기관 올해 한국성장률 줄줄이 내려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놓고 '잿빛'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안으로는 경기불황과 소비심리 악화가,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가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주요국 중 경제여건이 가장 좋은 미국이 침체국면에 들어갈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최근 발표한 미국 경기순환 지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30∼35%로 상승했다. 10개 선행지표 중 1개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3개월째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S&P는 설명했다.

금융시장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계산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34.9%로, 거의 상단에 가까워 금융 상황이 긴축에 빠질 경우 경기가 급속히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반영했다.

S&P는 "무역 측면에서 예측 불가능성과 글로벌 산업환경 약화가 경고음이 커지는 주된 이유"라며 "반면에 소비 기초여건이 강한 점은 우려를 진정시키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된 것은 지난 5월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의 역전 상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미국 국채 10년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다. 196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의 역전상태가 수개월간 지속된 모든 사례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금리역전이 이미 수개월째 이어진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고, 주요국의 실물경제 여건도 악화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신용공급이 줄어들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갈수록 식어가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7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글로벌 제조업 PMI는 49.3을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50을 밑돌았다. PMI는 매달 기업의 구매담당 임원에게 설문조사를 해 집계하는 경기 지표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10대 수출대국 중 기준치를 웃도는 곳은 50.4를 기록한 미국과 50.7을 기록한 네덜란드뿐이다. 독일(43.2), 프랑스(49.7), 영국(48.0)은 모두 50을 밑돌았다. 4월에만 해도 50.2로 기준치를 웃돌던 우리나라의 제조업 PMI는 7월 47.3으로 빠르게 떨어져 중국(49.9)이나 일본(49.4)보다 낮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번 달 기준 2.0%로 7월(2.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국내외 42개 기관 중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는 곳은 ING그룹(1.4%),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등 11곳으로 늘어났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내수 부진과 수출 위축에 따른 경영부담이 커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중간 통상갈등이 갈수록 격화될 경우 글로벌 무역이 침체될 가능성이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쌓이면서 중소기업의 경영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상당기간 중소기업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져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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