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유망 핀테크기업 발굴 프로그랩 가동
멘토링·사업제휴·지분투자 등 전방위 협업관계 강화
스타트업 성장기회-금융사 수익창출로 '윈윈' 효과

▲ 신한·KB·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자체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멘토링 지원은 물론 투자연계, 제휴사업 추진, 지분투자 등 상생 기반의 협력관계를 넓혀가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 수익원의 한 축인 기업금융 부문에서 벤처투자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다 자금 공급 방식도 기존의 대출 지원이 아닌 직접투자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및 기술력과 은행의 전방위 금융지원이 결합돠면서 실제 금융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 출시로 이어지는 등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은 자체적인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멘토링 지원은 물론 투자연계, 제휴사업 추진, 지분투자 등 상생 기반의 협력관계를 전방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운영하는 '신한 퓨처스랩(Future's Lab)'은 국내 핀테크 기업의 육성을 돕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프로그램이다. 현재 2015년 신한 퓨처스랩 1기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5개 기수에 걸쳐 100여개의 기업이 선정돼 투자 등 성장 기반을 제공받았다. 구체적으로 계속지원기업은 1기(7개), 2기(16개), 3기(16개), 4기(21개) 등 총 60개 스타트업이며, 올해 진행 중인 5기 육성기업은 퍼즐데이터·집토스 등 39개사다. 

신한 퓨처스랩은 유망기술 및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해 신한금융그룹사 공동사업과 사업화 지원, 내외부 전문가 멘토 네트워킹, 그룹사 투자 및 외부 투자연계, 제품·서비스 홍보, 교육·세미나, 글로벌 진출 등에 대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16주 동안 진행되는 신한 퓨처스랩 프로그램은 유망기술과 서비스를 보유한 스타트업(팀)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어느 정도의 매출이 있고 이미 투자금을 받은 스타트업도 육성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신한 퓨처스랩 프로그램을 통한 엑세러레이팅 과정 없이 신한금융과 바로 제휴 협의하는 것도 가능하다. 

KB금융그룹은 스타트업의 핀테크랩인 'KB이노베이션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KB와 협업을 통해 혁신적 서비스 창출에 도전하는 기술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로 선발해 제휴와 투자를 통해 육성하는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KB이노베이션허브가 발굴한 'KB스타터스'는 총 63개사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KB금융 계열사는 스타터스 기업들과 101건의 제휴를 맺었고,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펀드 등을 통해 204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KB스타터스' 지정시 평가 기준은 기술 혁신성과 아이디어 독창성, KB금융그룹 내 협업 가능성 등이다. KB금융그룹 복수 계열사에 제안이 가능한 서비스를 보유한, 설립 6년 미만의 스타트업이면 지원할 수 있다. 'KB스타터스'가 되면 KB금융그룹과의 제휴·투자 연계 및 HUB파트너스를 통한 법률·회계·특허·해외진출 등의 자문 제공을 받게 된다. 또한 희망하시는 회사에 한해 서울 강남에 위치한 HUB센터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도 스타트업 협력프로그램인 '디노랩(DinnoLab)'을 가동하고 있다. 디노랩은 '디지털 이노베이션 랩(Digital Innovation Lab)'의 약어로, 스타트업이 공룡(Dinosaur)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디지털 혁신의 요람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디노랩 입주 기업 14개를 선발했다. 디노랩은 기존의 '위비핀테크랩'과 새로 편성된 '디벨로퍼랩'으로 운영된다. 위비핀테크랩은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경영컨설팅 및 투자 등을 지원한다. 금융권 첫 테스트베드(Test Bed) 센터인 디벨로퍼랩은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데, 아마존웹서비스와 협력해 클라우드 개발환경, 금융API, 기술자문 등을 제공한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6월 그룹 차원에서 혁신금융을 지원하는 '혁신금융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혁신금융협의회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의장을 맡고, 관계사 사장과 그룹 주요 임원 등 17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혁신금융협의회 산하에는 기술평가와 신용평가를 일원화하는 등 기업 여신시스템을 혁신하는 '기업여신시스템개선협의회'와 직·간접투자와 펀드 조성 등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수행하는 '창업벤처투자협의회' 분과가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혁신금융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혁신금융 지원규모를 2018~2020년 3년간 15조원에서 올해부터 2021년까지 3년간 20조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혁신금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기술금융을 순증규모 기준으로 산정한 금액으로, 취급규모 기준으로 산정하면 약 30조원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는 기존 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지만, 투자 기업이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며 "스타트업도 다양한 업무지원과 대규모 투자 유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상호 윈윈(win-win)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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