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시너지 있지만 ‘살인 가습기메이트’ 비판 여론 높아
채동석 부회장 '비서'로 속이고 통화하다 ‘들통’…도덕성 논란 거세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애경그룹이 국내 양대 항공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7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채동석 애경산업대표이사 부회장.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마감되면서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애경그룹, 사모펀드 KCGI 등이 참여한 가운데 ‘살인 가습기메이트’ 비판여론이 거센 애경의 인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애경은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한 가습기메이트를 팔았지만 공식 사과 조차 거부하다 최근 검찰의 재수사가 이뤄지자 8년여만에 겨우 고개를 숙이는 등 국내 기업이라고 보기 힘든 소비자 대응으로 비판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 인수대금은 4500억원 수준이며,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얹으면 인수에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에어서울 등 자회사까지 통으로 매각하면 매각가격은 최대 2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약 9조원대 부채도 감당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애초 자금력이 튼튼한 SK·한화 등 대기업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곳은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등이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로서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최종 결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애경의 경우 인수전 참여가 공식화되더라도 가습기메이트를 둘러싼 부정적인 국민 여론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애경은 살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곳으로 2002년부터는 2011년까지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한 수량은 163만7000개에 이른다. 특히 애경은 아로마효과까지 홍보하면서 가습기메이트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올렸지만 8년여간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버티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과정에서는 ‘가습기 메이트’의 유해성을 모르고 단순하게 팔기만 했다며 ‘결백’을 주장해온 애경산업이 사실은 인체 무해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보고서를 확보하고도 제품을 출시하거나 관련 증거를 인멸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결국 애경산업 전 대표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버티던 애경도 사과를 했지만 이는 ‘무늬만 사과’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에서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은 "모든 문제는 저희 쪽에 있고, 열심히 노력해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치유하는데 힘쓸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8년여만에 나온 사과였지만 보상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를 보고 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말뿐인 사과라는 비판이 거세다. 채 부회장은 최근 살균제 피해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신분을 '비서'로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론 뭇매를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양대 항공사로 수많은 승객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한다”며 “경영정상화를 유도할 탄탄한 자금력도 중요하지만 인수기업의 도덕성과 신뢰도 등 중대한 자질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당장 파는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는 따끔한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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