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산와대부 올 3월부터 신규 신용대출 중단
대출금 1년새 5.9% 줄어, 다른 대형사 대출도 '뚝'
저신용자 대출문턱 높아…취약층 돈 빌리기 힘들어

▲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대부업체들이 신용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저신용자 등 금융취약계층의 돈 빌리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에 국내 대부업체의 가계신용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부의 가계빚 규제 강화 속에 대출금리 상한을 낮춰야 하는 대부업체들이 주 고객층이었던 신용도 8등급 이상의 저신용자대출을 취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부실률이 높은 저신용자대출 거부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제도권 대부업마저 이용하지 못하는 금융취약계층의 '돈 빌리기'가 한층 힘들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업계 1위 업체인 산와대부는 지난 3월부터 신규 신용대출을 공식적으로 중단해 현재까지 영업을 재개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산와대부가 월평균 1000억원 규모의 신용대출을 취급해 왔지만,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에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에 돌입한 것이다. 

산와대부의 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5079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89%(1572억원) 줄었다. 산와대부의 대출금은 2015년 말 1조9846억원, 2016년 말 2조3665억원, 2017년 말 2조6651억원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2018년 들어 대출금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다른 대형사들의 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코스닥 상장 대부업체인 리드코프의 지난해 말 대출채권 잔액은 9869억원으로 2017년 말(9730억원) 대비 1.43%(139억원)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출채권 증가폭인 19.07%(1558억원)과 비교해 큰 폭의 감소세다.  

총자산 100억원 이상 대형 대부업체의 지난해 말 대출 잔액은 14조6000억원으로 6개월 전(15조원)보다 2.3%(4000억원) 줄었다. 특히 아프로, 웰컴 등 저축은행에 인수된 대부업자의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4조1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7.5% 가량 줄었다.

대부업계의 전체 대출액도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에서 영업 중인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총 17조3487억원으로 같은 해 6월 말(17조4470억원) 대비 983억원(0.6%) 줄었다.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 말(11조20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대부업 대출 가운데 담보대출이 5조5796억원으로 전년대비 18.4%(8660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은 11조7691억원으로 1년 새 7.6%(9643억원) 줄었다. 

이처럼 대부업계의 신용대출 영업이 크게 위축된 것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신용자 고객을 취급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나이스평가정보 기준 중신용(4∼6등급) 이용자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25.7%(40만5000명)에서 12월 말 27.6%(40만3000명)로 1.9%포인트 증가했지만, 주요 이용고객인 저신용(7∼10등급) 이용자는 같은 기간 74.3%(116만8000명)에서 72.4%(105만5000명)로 1.9%포인트 줄었다.

문제는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대부업체들까지 몸을 사리면서 제도권 이용이 불가능한 취약계층은 당장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불법사금융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에 대응해 손익분기점을 맞추려면 대손율을 낮춰야 하는 만큼 부실위험이 큰 저신용자 대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불법 사채시장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금융취약계층을 제도권으로 흡수하는 서민금융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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