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밥 가격 1년 새 9.9% 올라…비빔밥 5.0%↑
올해 물가상승률 0.5% 밑도는 역대 최저 가능성
지표 물가와 실제 체감물가 괴리 6년 만에 최대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외식비는 되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냉면과 비빔밥 한 그릇 평균 가격은 9000원에 달하고 1년 새 김밥 가격은 10%가량 오르는 등 외식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모습이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서울 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 가격이 1년 새 올랐고 1개는 내렸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김밥이다. 지난해 8월 한 줄에 평균 2192원 하던 김밥은 올해 8월에는 2408원으로 9.9% 올랐다. 

비빔밥은 5.0% 상승한 8808원, 냉면은 1.7% 오른 8962원이었다. 서울에서 비빔밥, 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면 평균적으로 9천원은 내야 하는 셈이다. 김치찌개 백반도 4.5% 오른 6269원, 칼국수는 2.9% 상승한 6923원을 기록했다. 

8개 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삼겹살만 200g에 1만6154원으로 2.0% 내렸다. 돼지 사육량 증가로 올해 돼지고기 가격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104.81ㆍ2015년=100 기준)는 지난해 같은 달(104.85)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공식 지수로 0.0%다. 

올 1~8월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196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9월과 10월에도 0%대 혹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런 예상이 현실화하면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 초중반에 머물 수 있다. 
 
다만, 지표물가와 일반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 간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지난달 2.1%로 통계청이 집계한 소비자물가 상승률(0.0%)보다 2.1%포인트 높았다.

물가인식은 한국은행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8월에 조사된 소비자들의 물가인식(2.1%)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2013년 10월(2.1%) 이후 거의 6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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