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선전하고 있는 정치현 후보에 관심 가져야

볼리비아 기독민주당 대선후보인 한국계 정치현(Chi Hyun Chung) 후보가 최근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회주의운동당(MAS)의 후보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현 대통령을 ‘83% 대 17%’로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해외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인은 손흥민과 정치현이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손흥민(27토트넘)은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골만 넣어도 언론들이 지면을 도배한다. 그는 초등학생들의 롤 모델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지난 15일(한국시간) ‘한가위 축포’를 터뜨렸다. 그는 ‘2019~20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터뜨린 1,2호 골을 포함해 팀의 4골에 모두 관여해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당연히 한국 언론은 크게 보도했다. 그의 환상적인 골 장면은 TV화면을 가득 메웠다.

반면 볼리비아 기독민주당 대선후보인 한국계 정치현(Chi Hyun Chung) 후보에 대한 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기독교계 매체들만이 간략하게 보도했을 뿐이다.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인가. 참으로 한심하다. 한국 언론의 국제뉴스가 얼마나 엉성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들에 대한 ‘가짜뉴스’를 연일 대서특필하면서 정작 보도해야 하는 ‘세계 속의 한국인’ 뉴스에 대해서는 관심조차도 갖지 않으니 말문이 막힌다. 중소기업신문은 지난 8월19일 ‘볼리비아 대선 후보로 나선 한국계 정치현’란 제목의 필자 칼럼을 통해 상세하게 보도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기독교민주당(PDC)후보로 확정된 정치현 후보(49)는 최근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 대통령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사회주의운동당(MAS) 후보를 ‘83% 대 17%’로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볼리비아 토착민 출신으로 4선에 도전하는 에보 모랄레스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막 선거운동을 시작한 정 후보에게 66%포인트로 크게 밀리고 있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해발 3600m의 높이에 절구 모양의 지형을 갖고 있는 라파스는 인구가 90만명 정도이지만, 근교의 엘 알토를 포함하면 200만명이 넘는 볼리비아 최대 도시다. 따라서 라파스의 여론이 볼리비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참고로 볼리비아 인구는 2018년 기준 1115만3020명이다.

게다가 기독교민주당은 가톨릭과 개신교의 연합정당이다. 가톨릭이 전체 인구의 73%, 개신교가 17%를 차지하고 있다. 종교적으로 볼 때 기독교민주당을 지지할 수 있는 표밭이 전체 인구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기독교 전체가 뭉치면 정 후보의 당선도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정 후보가 라파스에서 83% 포인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볼리비아 1인당 GDP는 2019년 기준 3823달러에 불과하다. 매우 가난한 나라다. 그래서 정 후보는 ‘남미의 1등 국가 볼리비아’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과의 경제협력, 스포츠 교류 등을 통해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표심을 공략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1970년 한국에서 태어나 선교사인 부친(정은실·82)과 함께 볼리비아에 정착·귀화한 정 후보가 그동안 종합병원과 보건소를 건축해 의료복지사업을 전개했던 것과 기독교종합대학교를 설립해 많은 지도자를 양성했던 업적들이 민심을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물론 동성애‧토착종교‧공산주의 진영의 공격을 받고 있어 최종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볼리비아 대선은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다. 물론 현 집권당과 정부가 아마존 대화재를 이유로 10월20일로 예정된 대선을 늦추려 하고 있어 또 다른 변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와 언론은 볼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정치현 후보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원할 수 있으면 지원해야 한다. 그가 해외의 첫 한국인 대선후보이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 천연자원이 풍부한 볼리비아는 결코 먼 나라가 아니다. 얼마든지 우리의 이웃나라가 될 수 있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회장‧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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