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700조원 육박…1~5월 총수신 27.9조원↑
대내외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정기예금으로 자금 유입
이자 더 주는 정기예·적금에 예금주 발길 이어질 듯

▲ 국내 시중금리 하락세에 '예금금리 1% 시대'가 현실화한 가운데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얹어주는 정기예·적금 상품에 예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시중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예금금리 1% 시대'가 현실화하고 있지만 은행권의 수신 규모는 오히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 탓이다. 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향후 예금금리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한 푼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에 예금주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예금상품금리비교'에 공시된 은행별 수신금리를 보면 12개월(세금공제전 연이율) 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광주은행(쏠쏠한마이쿨예금)으로 2.05%를 나타냈다. 현재 은행권에서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2%대를 넘은 곳은 광주은행이 유일하다. 

이어 전북은행( JB다이렉트예금통장) 1.90%, 케이뱅크(코드K 정기예금) 1.80%, 카카오뱅크(카카오뱅크 정기예금) 1.80%, 대구은행(내손안에예금) 1.71%, 경남은행(투유더정기예금) 1.70%, 부산은행(MySUM정기예금S) 1.70% 등의 순으로 평균금리가 높았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금리는 은행별로 가장 최근에 확인된 세금공제전 연이율이며, 가입금액 등에 따른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은 각 영업점의 기준금리다.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씨티은행(프리스타일예금)이 1.65%였고 농협은행(왈츠회전예금2)은 1.64%, KB국민은행(KB골든라이프연금우대예금)·KEB하나은행(N플러스 정기예금)·우리은행(시니어플러스우리예금 회전형)은 1.50% 수준이었다. 

상호부금(12개월) 금리의 경우 농협은행(채움적금) 1.77%, 부산·전북·제주은행(상호부금) 1.60%, 국민은행(KB상호부금) 1.55%, KEB하나은행(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수협은행(잇 자유적금) 1.50%, 경남은행(상호부금) 1.40% 등을 나타냈다. 

정기적금(12개월)은 우리은행(WON적금)이 2.40%로 가장 높았고 케이뱅크(코드K 자유적금) 2.20%, 대구은행(내가만든 보너스적금) 2.15%, 제주은행(행복을 가꾸는 통장) 2.15%, KEB하나은행(T 핀크적금) 2.10%, 농협은행(e-금리우대적금) 2.07%, 광주은행(쏠쏠한마이쿨적금) 2.05%, 신한은행(신한 스마트 적금) 2.00%, 국민은행(KB 1코노미 스마트적금)  1.90% 등이 뒤를 이었다. 

24개월 만기의 경우 제주은행(행복을 가꾸는 통장)과 케이뱅크(코드K 자유적금)가 각각 2.25%로 가장 높았고, 36개월 만기에서도 제주은행(더 탐나는 적금)과 케이뱅크(코드K 자유적금)이 각각 2.40%, 2.30%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은행권의 수신 규모는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총수신 증가폭은 91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올들어 5월까지 27조9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99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른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정기예금으로 몰린 영향이다. 특히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기예금에 유입되는 자금은 꾸준히 늘고 있다. 

정기예금은 가계나 기업이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넣어둔 뒤 약정된 이자를 받는 대표적인 저축성 예금이다. 저금리 시대에 자산증식 수단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지지만, 은행에서 돈을 빼더라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만큼 일단은 안전한 정기예금에 돈을 넣고 상황을 지켜보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 중후반대에 머물면서 과거처럼 짭짤한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위험부담이 적은 안전자산인 예금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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