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항공사 인수보다 가습기사건 사과와 보상부터”

▲애경 홈페이지 캡쳐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살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도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을 거부하고 있는 애경그룹의 참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애경은 아시아나 인수로 국내 최고 항공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국민은 “먼저 가습기메이트 피해자들에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이나 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 크레디트스위스(CSS)는 예비입찰을 마감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적격후보를 애경그룹, 현대산업-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사모펀드(PEF) KCGI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4곳으로 압축했다.

이중 애경은 다크호스로 평가된다. 애경은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운영중이다. 애경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예비후보 가운데 항공운송산업 경험이 있는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SI)”라며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인 제주항공은 우리나라 항공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 시장의 개척자”라고 주장했다.

애경은 이어 “2006년 취항한 제주항공을 13년만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LCC로 성장시키며 항공산업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 받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최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경이 살인 가습기살균제 사태에서 보여준 소비자 대응 태도가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항공업은 승객 안전과 생명이 최우선시 되는 업종이다.

애경은 2002년부터는 2011년까지 ‘가습기 메이트’ 163만7000개를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던 많은 소비자들이 죽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음에도 8년간 보상은커녕 공식 사과 조차 거부해왔다. 결국 최근 검찰 재조사 이후 그동안 애경의 주장이 일부 거짓말로 드러나는 등 상황이 반전하면서 사과를 하긴 했지만 역시 보상은 법적 판단을 본 뒤에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 역풍이 거세졌다.

▲온라인 기사댓글 캡쳐

이런 상황에서 애경이 국내 양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최적임자임을 강조하자 여론은 차갑게 반응하고 있다. 애경의 입장문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는 “먼저 가습기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과 책임부터 깔끔하게 처리하라”는 누리꾼의 지적이 잇따라 올라왔다. 제주항공의 서비스에 대한 문제를 거론하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애경의 자금력을 배경으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에어서울 등 자회사도 통 매각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에 2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애경의 현금성 자산규모는 3000억~4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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